병 속 돌

by 조현두

그 이야기 아실는지

왜 까마귀가 물을 마시고 싶어서

물병에 조약돌 넣어가지고서

물병을 채워

물 마셨단 이야기


나는 가끔

그 물병은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하곤 하는데

아마 돌이 가득 차버린 물병이라

들고 다니기엔 덜그럭 대며 무거울 터

이도 저도 쓰임이 없어져 버림받았을 텐데


그대가 내게 던진 마음들도

내 속에 차곡차곡 담아두었더니

나, 덜그럭 대는 물병이 되어

다른 사람을 채워두기가 어려워지기만 하고

점점 말라만 갑니다


병 속 돌

꺼내어보려면 참 애써야 할 텐데

병이 깨지지 않으려면

누군가 상냥한 사람

만나야 할 터인데


그대는 까마귀인지라 내 마음 물만 훔치고

날아가버렸나 봅니다

까마귀에겐 병이 아니라 물만 있었을 뿐이었나 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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