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는 자리
by
조현두
Jun 17. 2020
시간이 끝나가는 절벽
그 어느 바위 아래 느긋이 기대어
촘촘히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는다
노란 부리 갈매기는 날갯짓도 없이
순한 하늘을 쓸어가고
저 멀리서 온 무해한 해무
스리슬쩍 건너편 언덕을 올라와
나를 뭉근히 덮으니
저 노란 나비의 침묵은
보랏빛 풀꽃 사이를 헤집어 놓는다
그럴 때 나는
나의 자리가 없는 자리를 떠나고 싶다
그저 조용히 오늘을 나가련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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