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그침

by 조현두

푸르른 하늘로 녹아버린 희멀건 구름은

얇고 가녀린 명주 같던 바람을 맞이했을까


눈 시리게 흐드러지는 온기와

향기롭게 일렁이는 머리칼은

내 눈이 닿을 곳을 앗아갔다


그래서 나는 침묵해야했다

가슴에 품어둔 것이 목구멍 밖으로 나오기 위해선

아린 가슴을 찢어야했기에

멀겋게 웃을 뿐이었다


남아있는게 가슴뿐이어서

더 잃을만한 것이 남아있지 않은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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