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기 참 어렵다

by 조현두

언제 채웠지

언제 채웠더라

온갖 잡동사니로 화해버린 욕망이 담겨있다

작은 물건부터 큰 물건까지

오래된 욕망들


언젠간 들어야지

언젠간 읽어야지

언젠간 입어야지 하였던 것들

허망한 목표들

목표라는 이름으로 덧씌워진 가벼운 욕망

차마 가져다 채우지도 못할 욕망이 되어

존재하지도 않는 것은 존재하는 것인 것 마냥

내면의 실재가 된 것처럼 있다


그래서 한 번에 비우기로 했다

장바구니 비우기로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그런데 왜 그렇게 망설여지던지

단 한번

가져본 적도 없던 것인데 어째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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