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그칠지 모를 비
그 빗속에 검은 우산 하나 덜렁 들고
길을 나섰습니다
우스운 자신감입니다
분명 멀리 가지 않을 줄 알고선
긴바지 가볍게 입었건만
저도 모르게 바지 밑단이 젖어옵니다
짧은 바지 입으란 엄마 말을 들을 걸 그랬습니다
아스팔트 길바닥은 물을 먹지 못해 거꾸로 물을 게워내기만 하여
나는 빗물, 아니 강물 같은 것에 그만
갇혀버리고 말았습니다
밖에 싸돌아다니지 말고 그냥
비 오는 날
집에 있으라던 엄마 말을 들을 걸 그랬습니다
바지가 젖었습니다
비가 옵니다 참 그칠 줄 모르게 옵니다
엄마 말은 이제 들을 수도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