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꿈

by 조현두

아주 볼 것 없는 그 동물원에는

마음 따뜻한 사육사와 재주 많은 코끼리가 살고 있었다


재주 많은 코끼리

얼마나 재주가 많던지

어느 날은 커다란 부채 같은 귀 몇 번이나 펄럭이더니

인간의 말로 크게 반갑다며 인사까지 하더라


마음 따뜻한 사육사

코끼리가 반갑다고 인사한 다음 날에는

코끼리가 가장 좋아하는 사과에 독을 넣어 다정히 주었다


그 붉은 사과를 맛있게 먹은 코끼리는 꿈꾸듯 죽을 수 있었다


자유로울 수 있었다

평범한 코끼리

반가웠으리라

번거로웠으리라

따뜻하였으리라

매거진의 이전글죽을 만큼 사랑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