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벗긴다

옷장에서 생긴 일

by 조현두

텁텁한 어둠에

뿌연 빛 비추어 나를

부끄럽게 발가벗긴다

무성한 침묵 속

메아리조차 잠기니

그대 날 잊은 것이리라


이 안에 나도 있는데

그대 날 찾지 않는다

어쩌랴

난 옷걸이인데




집에 옷장 속 옷걸이는 한번 옷장에 들어가면 보통 일이 있지 않고서야 밖으로 한번 나오는 일이 없습니다. 게다가 우린 옷장에 옷걸이가 있다는 인식 조차 쉽게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또 어떻습니까. 그 옷걸이가 걸친 옷을 빼앗아 입기까지 합니다. 사람이 참 그렇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