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는 헤어지고서
꼭 한 번을 더 만났고
그 후로 5년을 마주하지 못했다
그래, 우리가 만난 시간만큼이
거의 다 되어가는 시간이 오는 동안
나는 너의 목소리가 생각나지 않게 되었다
너의 눈빛이 떠오르지 않게 되었다
너와 나는 분명 서로 어찌 사는지
알고는 있지만 서로를 의도적으로 찾지 않는다
너는 그래도 종종 내게 엄지로 말을 걸어오곤 한다
엄지 끝에서 묻어 나오는 고단함엔 그리움이 스미곤 한다
나는 언젠가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내 어린 사랑을 용서하고 내 서툰 감정을 마주하고서
너의 눈을 다시 한번 똑바로 보는 날이 오면
옛날 내가 얼마나 서툴렀는지
어리석었는지 못났었는지
5년을 마주하기가 참 힘들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계절이 돌아오듯 가만히 읊조리고 싶다
내 모자란 비겁함을 담담히 담담히
너의 얼굴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