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고요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고요
제가 그대를 뵙고자 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게 아닙니다
그냥 뵈러 온 것입니다
왜 제가 그대의 사정을 생각해야 합니까
그대는 저를 위해 무엇을 하였습니까
저의 사정은 한번
생각해보시기만 하셨습니까
그런데 어찌 그대는 억울한 사람이고
저는 매몰차다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마땅히 보러 온 것입니다
마땅히
저는 그대를 위해 줄 이유도
필요도 없습니다
그대도 저를 위해준 적 없고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 없듯이 말입니다
기억을 잊는 것처럼
기억을 했었단 사실조차도 흘려두는 것처럼 말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유가 있는 게 아닙니다
저는 그대의 이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