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자는 대체 누구에게 상담받는가?
상담자의 도덕성
나는 어떤 피해를 당한 사람이 괴로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올 때, 그 마음을 다룬다.
그런데 그런 장면이 마무리되면 내 안에서 다른 추후 작업들이 일어난다. 피해자에게 피해를 입힌 가해자처럼, 내가 의식하였든 의식하지 못하였든 타인에게 그런 식의 피해를 준 것은 없는지 삶을 점검하면서 괴로워하는 것이다.
상담자에겐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문제는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성숙했던 것이 아니었기에, 언제나 항상 도덕적으로 마냥 떳떳하게 살기만 한 것은 아니란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순간은, 상담자 개인의 도덕적 성숙뿐만 아니라 도덕적 선택 순간의 환경 압력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내가 완벽주의를 가지고 있단 교수님의 말씀을 상기시켜본다면, 크게는 상담자의 완벽주의와 소진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주제의 연구논문은 RISS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연구 대다수는 완벽주의 성향이 높으면 소진 경향이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하는 듯하다. 다만 나는 그 안에서 소진이 일어나는 특정 메커니즘과 장면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서 약간 문제의식이 다르다. 그러나 전체 이해 맥락은 같다고 볼 수 있겠다.
다시 돌아와서, 나만 이런 생각으로 괴로워하는가? 알 수 없다. 기본적으로 이는 상담 장면 자체를 다루는 일이 아니라 장면 이후 상담자의 내면을 다룬다. 꽤나 민감한 사안이므로 상담자들끼리 이를 터 놓는 집단을 가지기도 어려울 것만 같다.
결국 상담자의 도덕성을 떠올렸을 때, 마주하는 문제의식의 최종 도달점은 내가 언젠가 쓰고자 생각한 책 제목으로 귀결된다.
상담자는 대체 누구에게 상담받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