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

by 조현두

봄이 여름에게 자리를 내어주던 날의 저녁이었다. 그 여자와 남자는 어느 넉살 좋은 친구의 소개로 만났다. 깨끗하게 생긴 남자는 여자에게 예의바르게 인사하더니 다짜고짜 단 거 좋아하냐고 물었다. 여자는 당황했다. 그러면서도 그 자리에서 무언가 쉽게 좋아하면 안될 것 같아 평소 커피에 시럽 4펌핑 하는 자신의 취향을 숨기고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자는 무슨 CF배우 마냥 싱긋 웃으며 괜찮다고 자신은 단거 좋아한다며 단거 먹으러 가자고 했다. 저런, 처음부터 보스전이었다. 여자는 아찔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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