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

by 조현두

그림 그리는 사람들 사이에 공공연하게 나도는 말이 있다. 인물의 표정을 그릴 때, 그리는 사람은 인물의 얼굴 표정을 따라하게 된다는 이야기. 간만에 보는 어린 조카가 어느덧 그림을 그리고 노는 나이가 되었는데 오늘은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떠오른 이야기다. 나는 조카가 고양이 얼굴을 따라하고 있는지 가만히 보았지만 어쩐지 고양이의 표정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 고양이를 따라하는 귀여운 조카를 기대했건만. 나는 조금 실망스러워서 그림이나 슬쩍 곁눈질로 보았다. 음. 저렇게 생긴게 고양이라면 조카가 그림의 고양이 표정은 따라한 것 같다. 얼굴 천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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