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가는걸까. 오늘 불어온 바람에선 남녁의 냄새가 났다. 그러자 오래 된 봄날 꽃향기가 기억의 서랍에서 덜그덕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올해도 봄바람은 매화를 찾아가서 간지럽힐까. 그러면 매화는 못 이기는 척 피어나 줄것이다. 매화를 피운 봄바람은 그 꽃잎 스윽 한번 쓰다듬고선 도화를 부르러가지 않을까. 봄바람이 도화, 행화를 가만히 매만저주면 늦바람 난 앵화가 곁눈질로 슬그머니 일어날 준비하는 계절. 아 봄이다. 봄이 오는 걸까. 그런데 나는 아직 일어나고 싶지 않으니까 조금 늦게 와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조금 더 이불에서 뒹굴고 싶다. 뒹굴뒹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