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

by 조현두

목구멍에 축축한 바람이 걸리는 아침, 허름한 울타리에 기대어있는 침대를 봤다. 있어선 안 될 곳에 덩그러니 놓인 침대. 아마 버려졌겠지.


저 침대도 얼마간 쓸모가 있었을 것이다. 방구석에 가련하게 누워 하루를 끝낸 누군가가 기대어 오길 기다리고 있었지 않았을까. 아마 잘은 모르지만,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렸을테다. 그렇게 품어주고 안아주고

그리고 쓸모가 끝나 버려졌다.


먹먹한 공기를 헤엄치며 나아가는 출근길

버려진 침대에 대해서 생각한다.

가만히 한때 쓸모 있던 것들에 대해서 생각한다.

텁텁한 출근길 바람이 나를 툭 치고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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