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을 걷는 것에 대하여

#282

by 조현두

여기 꽃 길을 걷습니다

이름도 없는 길가에 여름의 화사함을 담은 꽃이 잔뜩 핀

꽃길을 걷습니다


나는 압니다

누군가 이 길을 꽃 길로 만들기 위해

먼저 이 길을 지났을 것이란 걸 압니다


아마도 그는 덕 많은 손끝으로

색색의 꽃을 하나하나 피워냈을 겁니다

작은 꽃 하나씩 성실하게 피고 난 후에야 그 길 지났겠지요


길을 먼저 간 사람이 있어

나는 꽃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소담한 꽃길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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