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거울에 서서

#288

by 조현두

잔잔한 물결에 바람이 솟아오르고

차가운 별빛은

초가을 밤하늘에 뚫어놓은 숨구멍으로 흘러내렸다


외로이 흐르는 별빛을 품고서 일렁이는 호수는

거울 같이 빛나는 작은 꿈을 꾸고 있었다

언젠가 자기도 이름을 가지길

이름 없는 호수는 바라고 있었다


언젠가 지구의 거울에 서서 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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