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지

#294

by 조현두

푸른 하늘 아래

눈부시게 빛나는 자줏빛 방울

아마 니가 궁금해하지 않았다면

볼 일 없는 광경이었다


배롱배롱 배롱나무

정수리도 간지럽게 만드는 한여름 더위

온 몸으로 받아 무뚝뚝하다만

찬란한 자주빛은 숨길 수 없다


올 여름 배롱나무가 차올라도

널 만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자주빛이 가득하였다니

배롱나무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지


배롱나무 깨끗한 잎사귀 빛나는 모습에

어쩐지 너의 매끈한 뺨을 떠올리니

자주빛 보드랍게 열린 꽃을 따다

니 보조개 위에 피어올리고 싶다


배롱배롱 배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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