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해바라기를 심었다

#302

by 조현두

미련한 마음은 여름에도 동하였는지

뒤뜰 화단에 늦은 해바라기를 심었다

긴 가을장마에 며칠을 두고 보니

소중한 싹들 푸르게 오른다


늦은 해바라기는 늦음에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온 힘을 다해 잎을 밀어올린다

제가 처한 상황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마저 해볼 수 있는 것을 한다


뒤뜰 화단에 늦은 해바라기가 삶을 산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저만의 것을 가지고

온 마음을 다해

늦은 해바라기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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