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에 우두커니

#349

by 조현두

칼바람 지나는 귓바퀴에 잠긴 최신식 이어폰은 선이 없다만

선명히 퍼지는 선율은 선하나 갈라 듣던 그 시절 우리의 그 노래

사라졌던 기억이 아린 사랑 노랫말 목덜미로 흘려보내면

누구도 모르게 우리가 되지 못한 이름 담아 노랫말 글썽인다

바삐 가던길 멈춘 것은 아직 횡단보도 신호가 붉은 탓인줄 알았는데

투명한 기억에 잠긴 발걸음은 어서 건너라는 푸른 깜박임에도 풀어질 줄 모른다

어떻게 사랑 할 수 있냐는 질문이 아닌 질문에

나는 오늘도 이렇게 긴 시간 대답하고 있으니 유난히 하늘이 청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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