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준 구피가 두마리 남았다.

#366

by 조현두

우리 엄마는 여느 그 나이때 배우지 못했던 사람들과 똑같아. 억척스럽게 사는데 지식은 좀 부족하지. 그건 당신께서 키우는 구피들에게도 같아서 내가 10대 후반인가 20대 초반에 들여온 구피들은 가끔 영문도 모르고 격리되었다가 수돗물에 박박 닦힌 오색사를 한달에 한번씩 마주해.

그렇게 구피들은 빛바랜 민트색으로 마감 된 나무 어항에서 새끼치며 지금까지 살어. 다만 엄마는 그래도 새끼는 조금씩 살리고 싶으신지 구피가 새끼를 낳으면 치어들은 분리해서 보호하고 합사하고 해서 고향집엔 구피가 한 서른 마리쯤은 되는 것 같아. 어항에 물고기 가득 넣는 것은 유전인가봐.

암튼 내가 어항을 만들기 시작했다니 엄마는 나한테 구피를 좀 데려가라고 하더라고. 막구피엔 별관심이 없어서 한 서너마리만 데려가겠다고 했더니 엄마는 기여코 내게 여섯마린가 들려주었다. 그것도 내가 너무 많다고 해서 두마린 안 데려가겠다고 실랑일 벌인 결과 였지.

자취방에 합사 시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컷 구피들이랑 다른 고기들, 치어들 다 괜찮은데 암컷구피들이 모조리 용궁으로 하나씩 가더라고. 정말 하루에 한 두마리씩 떠나던데 정신차리니까 암컷이 없어. 이유를 모르겠더라. 보통 암컷이 덩치도 더 크고 해서 충격 받는 상황에서 더 버틸 것 같았는데 암컷부터 죽으니까 참 황망하네.

뭐 결국 암컷 4마린 모두 용궁갔고 이제 이 어항에 엄마가 준 구피는 수컷 2마리가 끝이야. 10년 간 피 섞이는 일 없이 개족보로 살던 구피들이라 그런지, 보다보면 이게 구핀지 뭔지 알 수 없는 생김새지만 어쩐지 잘 살아 있나 한번씩 들여다 보게 되는 이유는 엄마가 줘서 그런거 같아.

아직 엄마한테 6마리 중 2마리만 남았다고 말은 못했어. 어쩐지 못하겠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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