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367

by 조현두

오늘 입은 외투는 조금 두터웠다

봄에 길목에선

허튼 옷자락도 걸리적 거리는 법이니까

그래서 유달리 두터웠다


하나의 계절을 보내고

또 한 계절을 맞이한다

계절과 시간은 구분이 없다지만

마음은 그렇게 느끼질 못 한다


알고 싶지도 않았던

봄이 왔다

니기 없는 봄은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무심히 봄이 왔다


지는 노을은

아무런 소리도 없이 내게 말을 걸어서

서녁을 등지고 그림자를 따라 걷는다

어쩔 수 없는 봄에 그래도 걷는다


문득

날 올려다보던 너의 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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