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는 저녁
산을 넘어가고도 남은 햇볕이 여전한 시간
축축한 바람 깊게 마시며 걷는데
어린 시절 들었던 노래 가락
나도 모르게 입술 사이로 슬그머니 새어나온다
제목도 기억나지 않고
가수도 기억나지 않는 노래
노랫말 하나만 알 수 없는 그리움에 실려
내 빈곤한 혀 끝에서 툭
툭 터져나오기만 한다
어째서 생각났을까
여린 봄비에 젖은 매화향기가
지난 시절을 부르는 모양인가
어린 시절 너와 어린 시절의 사랑
건너편 모퉁이 돌면 노란 가로등 아래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