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그 노래가 생각났을까

#368

by 조현두

봄비 내리는 저녁

산을 넘어가고도 남은 햇볕이 여전한 시간

축축한 바람 깊게 마시며 걷는데

어린 시절 들었던 노래 가락

나도 모르게 입술 사이로 슬그머니 새어나온다


제목도 기억나지 않고

가수도 기억나지 않는 노래

노랫말 하나만 알 수 없는 그리움에 실려

내 빈곤한 혀 끝에서 툭

툭 터져나오기만 한다


어째서 생각났을까

여린 봄비에 젖은 매화향기가

지난 시절을 부르는 모양인가

어린 시절 너와 어린 시절의 사랑

건너편 모퉁이 돌면 노란 가로등 아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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