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 반지를 꺼내 끼웠다

#379

by 조현두

매일 신던

신발을 신는 일에

어릴 적 잃어버린 설레임이

아주 오랜만에 찾아왔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줄

분명 내가 하는 일에

아주 작은 일

무심하고 하찮은 것 덧대는 줄 알았는데


알게 모르게 찾아온 바람이

선한 손짓으로 내 소매를 잡아당기어서

그냥 그렇게 다시 뒤돌아

열지 못한 서랍을 열어본다


싱그러운 사랑은

은빛 반짝임은 잃고

빛바랜 일기장이 되버린 채

쌓여버린 마음에 깊게 묻혀있었다


그날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

그대를 생각하며

기억을 꺼내 손가락을 맞추었다

그날은 조금 무서웠었나보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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