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것

#400

by 조현두

후덥하게 오른 바람은

날선 달빛에도 가라앉을 수 없다


고요한 잠자리는

속 시끄러운 마음들이 놀기에 좋은가


괜히 잠들지 못하면

지나간 시간이 토끼풀 꽂처럼 솟아난다


유달리 생각나는 것은

오늘 식탁 위에서 녹아버린 아이스크림


여전히 달콤하지만

차갑지 않아서 한입도 먹기 어려운데


굳이 다시 얼린다고

그 맛이 날리가 없건만 냉동실에 넣어도


흩어지고 흩어진

아이스크림은 다시 돌아올줄을 모르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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