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by 조현두

한 무리 해바라기가

뜨거운 열기 떨어지는 푸른 언덕에

하늘 마주하고 천만년 석주 마냥 서있다


계절이 스치는 길목은

유독 한 떨기 해바라기만

철 모르고 샛노랗게 비추고 있으니


다른 해바라기들 모두

힘 없이 고개 숙여 외면하지만

저도 질 것 모르는 듯 제 잘난 줄만 안다


함께 아름다웠던 그 시절이

홀로 물먹은 해바라기엔 없다

늦게 피고선 함께 꼿꼿하던 순간 잃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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