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머리칼

#438

by 조현두

여름이 떠났다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품고

내 찬란한 사랑을 한아름 끌어 안고서


바닥에 엉기고 침대에 묻고

비누에 붙은 머리칼을 남기고

여름이 갔다


여름이 남겨둔 머리칼 흩어지지 않도록 나는 두 손으로 모았다

채 사랑하지 못한 마음들은 시간에 바스러질까

빠져버린 머리카락도 길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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