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임

#486

by 조현두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

창문을 거침 없이 한참을 때리어도

적막한 방안은 흠뻑 젖은 이부자리 같이 늘어졌다


연거푸 내리는 비가 그치면 나는 옥상에 가보려한다

어째서인지 이 오랜 집 옥상 배수구는

지난해 떨어진 낙엽이 아직도 얽혀있다

썩지도

못한채


아마도 잔뜩 고인 빗물

꼼꼼한 햇살아래 찰랑거릴지도 모르겠다

몹시 부산스러운 마음으로

그리 고인 것에 내 발을 찰방 담근다면

아마 그제서야 고인 물도

너른 햇살타고

선홈통타고 폭포처럼 쏟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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