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나지 않은 씨앗

#504

by 조현두

내가 보기에

이듬해 봄 너른 땅에 드리운 것은 분명 씨앗이였습니다

애처로운 씨앗을 황망한 몸짓으로 올라탄 비가 쓰다듬어 봅니다


따뜻하라 따뜻하라 따뜻하여라

땅에 붙은 것 분명 씨앗이었는데

그 봄은 그렇게 아무일 없이 지났습니다


이 땅엔 분명 씨앗이 있었는데

어쩌면 그 해엔 봄이 오지 않았던건 아니였는지

그 씨앗도 봄을 그리는지

매거진의 이전글한낮에 혼자 깊은 밤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