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
늙은이는 묵직한 투망 들쳐매고서
옅은 여울에 홀로 앉아있습니다
마치 오랜 바위가 지난 태풍에 쓸려 상류에서 내려와 앉은 듯
늙은이가 나 앉은 여울은 맑습니다
여름이란 계절이 아니였다면 그 여울은 필시 아주 투명한 얼음이 되었을 것이리라
나는 그리 생각합니다
빈 여울에 투망을 던지는 모습
아무것도 없는 여울은 자세히 보니 점점 더 말라가는 것만 같습니다
초롬한 물줄기흐르는 여울에 투망만 거칠게 튀어오를 뿐
빈 여울에 던지는 투망은 늙어버렸습니다
고기하나 없는 여울은 부끄럽기만 합니다만
아무것도 없는 곳에 그래도 투망은 있으니 다행입니다
아 또 늙은이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