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는 분명 열차가 오갔더라
낡아버린 폐역
어제도 분명 사람이 있었던 것 마냥
단아하다
오가는 것 없는 승강장에
어디서 오는지도 모를 바람만 달린다
나는 숨 마저 조심스럽게 쉬며
어쩐지 선로 끝 소실점을 하염없이 바라보게 된다
너는 우리가 이래야만 한다고 했다
그리움이 서러움이 되기까지
어찌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은지
알고 싶은적 없어도 알게 되버린 일이다
열차는 폐역으로 더는 오지 않겠다 하였다
열차는 폐역에게 자기를 잊으라 했던가
폐역이 열차를 바란단 사실이 삭아간다
오랜 침목이 뒤틀리는 소리가 유난스럽다
너를 통하던 사랑과 너를 통하던 반가움
모두 과거가 되어버렸지만
선로는 아직 남아 반짝이니
그저 보고싶다는 말만 기다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