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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름 Nov 05. 2022

CNN 과  kodak

2022. 11. 5

오늘은 평택에 있는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강연이 있었다.

지하철 타고 평택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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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강연이 끝나면 집으로 쏜살같이 돌아오는데, 오늘은 운동화도 살겸 백화점을 좀 둘러봤다. 운동화가 있는 층으로 내려가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순간 걸음을 멈추게 됐고 이어 눈을 빠르게 꿈뻑이게 됐다. 내가 지금 제대로 본건가. CNN. 지금 저거  CNN이라고 써 있는 건가. 점퍼에?


가까이가서 보니 정말 옷 브랜드 네임이 CNN이었다. 매장 벽 정가운데에도 CNN 어패럴이라고.... 순간 세상 살기가 참 팍팍해졌구나 싶었다. 세계적인 방송사가 얼마나 경제 사정이 어려우면 패션에까지 손을 뻗쳤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걷다가 운동화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운동화를 구입하고 나오던 나는 다시 한번 눈을 빠르게 꿈뻑였다.  응? kodak? 지금 저 옷에  kodak이라고 써 있는 거야? 나는 바로 앞 매장으로 다가가 코닥 철자를 확인했고 새삼 한 세계적인 기업의 끈질긴 생명력에 대해 감탄했다. 필름 카메라가 저물며 사라진 기업인 줄 알았는데 패션에 진출해 이렇게 타국의 백화점 한 가운데까지 떡하니 진출하다니. 대단하다.


대단해... 대단하긴 한데 좀 이상해...


뭔가 좀 이상해 나는 백화점 구석으로 가서 검색을 시작했고  CNN 어패럴이니  kodak 어패럴이니 하는 패션 브랜드는 한국 토종 브랜드이며 그렇기에 미국 사람들은 이 브랜드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국 기업에서 원기업에게 이름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것. 새로운 이름으로 패션 브랜드를 런칭해 홍보 및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는 것보다 이미 다 아는 브랜드의 힘으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는 나름의 전략이라고. 이렇게해서 큰 성공을 거둔 브랜드가 디스커버리.


사정은 알겠는데 나는 아무래도 씨엔엔이니 코닥이니 하는 옷 브랜드는 좀 마니 어색(요상)하게 느껴지는데, 이건 나만의 느낌이고, 첫 해 매출은 좋은 편이었다고. 그럴 순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두 브랜드 다 옷이 예쁘긴 했으니.


운동화를 손에 들고 지하철역으로 가며 한 생각. 이왕 이렇게 된 거 테슬라는 어떨까. 정말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는 옷 브랜드가 될 것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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