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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름 Jan 07. 2023

차이

2023.1.7

30년 지기 친구가 놀러 왔다.

최근에 만날 때면 서로에 대해 몰랐던 점에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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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식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는 친구가 이토록 식욕이 왕성한 애였는지 처음 알았다. 친구는 어렸을 때부터 좀 비리비리한 스타일이었고, 못 먹는 음식도 꽤 됐다. 나도 고기는 별로 안 좋아했지만, 친구는 더 안 좋아했고, 음식을 주문할 때도 '아무거나'봇 수준이었기에 그냥 식탐이나 식욕이 별로 없는 친구인 줄 알았는데...


오늘 이야기해보니 아니었다. 자기는 어렸을 때부터 늘 다음에 먹을 걸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친구는 놀라운 말을 해왔다. 단지 그 먹을 것의 종류가 디저트류였을 뿐. 특히 본인은 뭐 하나를 먹을 때도 종류별로 다 먹어보고 싶은 사람이기에 슈퍼에 들어가서 과자 한 봉지만 사 오는 건 상상할 수 없고, 실제 현남편이 전남친이었을 때 그가 슈퍼에서 새우깡 하나만 사서 나왔다는 말을 듣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친구는 내가 빵을 먹는 횟수가 일 년에 한 손에 꼽을 만큼이라는 말에 놀라기도 했다(아침 토스트 제외). 또 내가 배가 고프면 밥을 먹는다고 하니 이 별 것 아닌 말에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 본인은 배가 고플 일이 거의 없고(늘 간식을 먹기에) 그래서 끼니를 잘 챙겨 먹지 않는다고... 나는 점심을 먹고 중간에 아무것도 안 먹다가 배가 고프면 귀찮아서 그냥 확 이른 저녁을 먹어버린다고 하니, 친구는 그럼 밤엔 뭘 먹냐고...(안 먹어...)


나는 과자 봉지를 뜯으면 한 번에 못 먹고, 먹던 과자를 몇 개월 방치하기도 하며,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마음이 불편해져서 딱 먹을 것만 사고, 배가 부르면 더는 뭘 먹지 않는다고 하니, 친구는 이 모든 말에 놀라움을 표하며 본인은 다 반대라고 말을 해왔다. 먹는 얘기 내내 서로 놀라워했는데, 더 놀라운 건, 그런데 왜 우리 몸 거기서 거기야...?


먹는 문제에서 하나 같은 건, 둘 다 맥주를 좋아한다는 건데. 우리 두 사람은 맥주를 500만 마시고 그만 마시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데 우리의 지난 음주 역사와 마음을 모았다. 오늘은 친구가 약을 먹는 중이라 못 마셨지만, 다음엔 마시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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