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
층간소음을 유발하던 윗집이 얼마 전에 이사를 갔다.
이사 온 집에 희망을 걸었지만 다른 종류의 층간소음이 유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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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나간 윗집의 경우 어른들의 망치발이 스트레스의 원인이었다면, 이사 온 윗집의 경우엔 '이동을 할 때 주로 달리기를 하는' 아이가 스트레스의 원인이다. 아이니까, 예쁘게 봐주자. 아이를,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삼지 말자. 아이야, 저 애는 아이야, 보름아, 아이야, 워워.
아이를 나무라긴 싫으니, 나의 화는 아이의 부모에게로 넘기기로 했다. 알만한 사람들이 왜 모르고 있는지. 왜 자제를 안 시키는지. 왜 내내 뛰게 내버려 두는지. 아랫집에 사람이 사는 걸 잊고 있는지. 내가 미운지. 날 본 적 있는지.
혼자 스트레스를 받으며 짜증을 내다가도 어이없는 순간에 웃음이 나기도 한다. 아이가 다다다다 뛰는 소리 뒤에 아이 아빠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그 목소리가 아이를 너무 사랑하는 목소리인 데다가 주로 "우쭈쭈~ 까꿍~ 후루루룩~" 같은 비언어적 언어를 사용해서이다. 자기 애 무지 예뻐하네,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다가도 지금 시간이 일요일 아침 7시 30분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면 다시 짜증이 나긴 한다.
그래서, 스피커를 샀다는 얘기다. 아무래도 내 집이 너무 조용해서 안 받아도 될 스트레스를 받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적이 좋아서 정적이 흐르게 뒀더니 층간소음만 들려오니 아무래도 정적을 피해봐야 할 것 같았다. 스피커를 사자마자 지니뮤직 이용권을 끊었다. 지금 1,2,3위는 뉴진스. 뉴진스 들으며 이 밤에 뛰는 아이의 발소리를 줄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