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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에 담을 내용은

by 황보름

장기하와 얼굴들 노래 중 <별일 없이 산다>라는 노래가 있죠.

가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니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거다
뭐냐하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이 노래를 처음 듣고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절로 가사와 음이 익혀져 한동안 열심히 흥얼거리며 다니기도 했지요. 이 노래는 요즘도 가끔 떠오릅니다. 요즘의 제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곡이 아닐까 싶어서요. 전 정말 남들이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별일 없이 잘 살고 있거든요.


엘지전자라는 대기업에서 프로그래머로 일을 하다 시간이 흘르고 흘러 7년이 흘렀는데 몇 개의 직업을 거쳐 지금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어요.


세상의 시선에서 보면 분명 갸우뚱 거려질 상황인지도 모릅니다.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더니 돈도 미래도 보장되지 않는 일에 성큼 들어선 것이요. 하지만 전 하루하루를 만족스럽게 잘 보내고 있어요. 물론 때론 불안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삶을 살게 되면 의례 따라오는 감정들이기에 애써 물리치려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 매거진 <언제나 오늘처럼>은 바로 제가 왜 별일 없이 잘 살게 되었을까, 하는 물음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그리고 제 바람을 담기도 할 거에요. 여러분도 별일 없이 잘 살 수 있다고요!


전 우리가 삶을 실제보다 더 고통스럽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삶의 다양성을 볼 능력을 잃어버려서가 아닐까 싶어요. 꼭 가야만 하는 길로만 가고, 꼭 해야만 하는 일만 하며 살고 있는데 삶에 점점 지쳐가는 거죠. 그런데 지쳤다고 해서 막상 다른 삶을 살 엄두가 나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음은 더 답답해지고 또 더 지쳐가는 악순환이에요.


하지만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 줄 아주 작은 아이디어를 얻기만 해도 한순간 속이 확 뚫리듯 답답함이 가시고 어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삶일지라도 조금은 다른 삶이 되기도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아주 간단히 이런 거에요. 삶이 너무 우울한데 누군가가 이렇게 말해요.


- 너의 우울증을 치료해 줄게.

- 어떻게?

- 네 주위에 있는 사람 중 한명을 선택해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을 기쁘게 해줄지 14일만 생각해봐. 그럼 우울증이 가실 거야.


알프레드 아들러가 <심리학이란 무엇인가>에서 내려준 처방이에요. 전 이 처방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울하면 혼자 계속 아파하거나 병원에 가서 약을 타 먹을 생각만 하잖아요, 우리는. 그런데 실제로는 이렇듯 밝고 긍정적이면서 적극적이고 또 어쩌면 그다지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도 우울증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거에요.


전 위의 처방이,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우리 삶은 더 행복해 질 수 있다, 라는 말처럼 들립니다.


이 매거진에는

서른 살에 제가 일을 그만두고 보냈던 1년 남짓한 휴식 시간,

영어강사로 일을 한 시간,

가족사업에 뛰어든 시간,

이후 지금까지 책 읽고 글을 썼던 시간 동안의 경험과 생각을 담을 예정입니다.


소박하고 조화로운 삶,

단순한 삶,

일,

꿈,

열정,

현재의 중요함,

등등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요.


저는 비록 꿈을 위한 길을 가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회사를 다니면서도, 일을 하면서도 분명 우리는 아주 조금씩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꿈이 없더라도 지금 하는 일에서 충분히 행복을 느낄 수도 있을 거에요.


또 지금 제가 이 길을 간다고 해서 언제까지 이 길을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만약 이 길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전 제가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래요.


마지막으로 제 바람은 이겁니다.

제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딱 오늘같은 내일을 바라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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