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러너블 티처조 Mar 18. 2020

012 창업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러너블 첫돌 일기

창업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러너블 첫돌 일기



2019년 3월, 러너블(구 영어공방)을 창업했다. 다행히 1년이 지난 지금, 러너블은 사라지지 않았다. 러너블이 첫돌을 맞이했다. 사업을 시작하면 다른 세상의 고민이 시작된다. 태어나 처음 살아 본 세계에서, 내가 보고 느낀 경험 세 가지를 공유하겠다. (경험이라고 했지만 사실 반성에 가깝다!)



첫째, 영어를 가르치는 일과 사업을 운영하는 일은 다르다. 나는 영어를 잘 가르치면 사업도 저절로 잘하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티칭과 운영은 다른 근육과 다른 판단을 사용한다. 지금까지 내가 영어를 가르친 학생은 책상에 앉기 전까지는 '고객'이었다. 학생이 아니었다. 영어를 잘 가르치는 능력은 학생에게 통하는 기술이지, 고객에게 통하는 기술이 아니다. 고객을 책상에 앉혀 학생으로 만드는 일이 내게 부족한 '사업 능력'이다. 당신에게 전문 기술이 있고, 훗날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사업' 공부를 따로 하길 바란다. 사업 공부란 마케팅, 카피라이팅, 재무, 디자인, 심리, 상담 등을 말한다. (정말 많다!)



둘째, 모르는 100명이 아닌 눈 앞에 있는 1명에게 집중하자. 19년 10월, 러너블에서 최대 매출을 찍었다. 태어나서 그렇게 큰돈은 처음 만져봤다. 세상에게 인정받은 기분이 들었다.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그때부터 사람은 '방심'하기 시작한다.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사업을 확장할까 궁리하는 시간이 '늘면서',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하는 시간은 자연스레 '줄어버렸다.' 100명이라는 보이지 않는 학생을 상상하다가, 눈 앞에 있는 학생 1명을 보지 않았다. 당연히 학생도 줄어들었다. 다행히 금세 정신을 다잡고 예전처럼 학생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돌이켜 보면, 강사는 학생 없이 존재할 수 없다. 러너블 역시 학생 없이 존재할 수 없듯이.



셋째, 결국 실력으로 수렴된다. 나는 인생에서 '운'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은 아직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운을 노력하지 않을 '핑계'로 이용하고 싶진 않다.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운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로 받아들일 뿐이다. 그럼 운을 빼면 뭐가 남는가? 실력만 남는다. 실력을 쌓기 위해선, 연구와 실행을 동시에 해야 한다. 책을 읽지 않고 몸으로만 일하면 한계에 다다르고, 책만 읽고 행동을 안 해도 벽에 부딪친다. 조사하고 적용하고, 실패하고 수정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실력이 조금씩 붙는다. 그때부터 사업의 진짜 재미가 찾아온다.



창업 성공의 기준은 다양하다. 높이 가는 성공과 멀리 가는 성공이 있을 텐데, 나는 멀리 가는 노선을 타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오래오래 하고 싶다.





https://learnable.kr/


작가의 이전글 011 영어가 좋아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