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생명체와 같다!
세상에 완벽한 사업은 없다. 완벽을 추구할 순 있지만 매 순간 완벽할 순 없듯이, 조금씩만 나아져도 충분하다. Perfection is addiction(완벽은 중독이다), 이라는 말처럼 완벽함에 갇히면 오히려 사업은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 '완벽하게' 고꾸라진다.
나는 완벽주의자에 가깝다. 내가 전혀 못하는 일에는 욕심이 생기지 않는데, 잘한다고 생각하는 분야에서 의뢰받은 일에는 총력을 기울인다. 그래서 간혹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할 때가 있다. 지인에게 논문 초록에 들어갈 한영 번역을 부탁받은 일이 있다.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분야였고, 지인에게 솜씨를 보여줄 생각으로, 첫 문장부터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다. 평소와 다르게 영영사전을 5개나 활용했고, 단어의 어원까지 꼼꼼히 챙겼으며, 쓸데없이 문장의 리듬까지 고려했다. 3시간이면 완성했을 문서가 3일이 지나도록 완성하지 못했다. 그렇다, 완벽주의 덫에 걸리고 말았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웹사이트, 빈틈없는 팸플릿, 완전무결의 로고란 존재하지 않는다. 웹사이트 대문에 걸릴 사진을 고르는 데 일주일, 팸플릿에 어울리는 색깔을 선택하는 데 일주일, 로고 회사에 맡긴 로고를 수정하는 데 일주일, 끝내 사업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다. 어떻게 이런 습관을 버릴 수 있을까? 완벽주의에서 탈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단 시장(market)에 내놓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조금씩 다듬고, 수정하고, 고치는 것이다. 핵심은 그러면서 앞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데 있다. 뭐라도 만들어내야 한다.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임시로라도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완벽주의란 마취제와 같아서 열심히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사실 완벽주의는 게으름과 다르지 않다. '지적인 게으름'이라고나 할까. 자기가 친 덫에 자기가 걸리는 셈이다.
사업은 생명체와 같다. 생명을 가지고 스스로 움직이며 성장한다. 물론 아무런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으면 생명이 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생명체가 혼자서 숨어있을 수만은 없듯이, 시장(market)과 부대끼며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고객의 피드백을 견뎌내면서 서서히 다듬어갈 뿐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업이 존재할까? 아직 완벽한 답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