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디 Sep 30. 2021

10분 만에 읽는 CSR, 기업의 사회적 책임

디자이너가 알아두면 좋은 CSR과 ESG

기업의 영리 추구와 사회적 책임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물과 기름 같이 여겨집니다. 예를 들어 탄소 발자국{개인 또는 단체가 직접·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 기체의 총량} 감소나 공정 무역을 실천하는 것이 어쩐지 기업의 이윤 추구와는 잘 연결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의 이윤 극대화 외에 이해 관계자를 고려하고 환경이나 지역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기업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노력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즉, 기업의 이윤추구를 가능하게 해 준 사회를 위한 공익이 기업의 커다란 존재 이유 중 하나가 된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CSR과 비교적 최근 등장한 ESG에 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글자를  것이고, 오늘 글의 제목이기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뜻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다음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해 관계자를 고려한 서비스 설계

탄소 발자국 줄이기

노동 정책 개선

공정무역 참여

글로벌 자선 활동

지역 커뮤니티 고려

환경에 도움이 되는 기업 정책


CSR에 대한 이해

CSR은 기업 활동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법적/경제적/윤리적 이슈들을 미리 파악해 대처하고,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추진하는 "이해관계자 기반 경영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해관계자란 예를 들어 우리가 배달 앱을 개발한다고 했을 때 소비자뿐 아니라 배달 노동자, 아파트 경비원, 식재료 공급 업체처럼 기업의 활동에 영향을 주거나 받을 수 있는 존재 전반을 말합니다.


[이미지 출처: ksapa.org]


하지만 현재 CSR에 대한 정의나 표준은 다소 희미한 상태입니다. 기업이 속한 국가발전 정도/문화적 다양성/지역사회와의 관계 등에 따라 우선순위에 대한 변동폭이 크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CSR은 기업이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동시에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균형을 이루는 방식으로 달성됩니다. 때문에 이는 자선/후원 활동뿐만이 아니며, 조금 더 신중히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 및 단체에서 CSR에 대해 내린 정의를 살펴보겠습니다.

• 이익창출 및 이해관계자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규제에 순응하는 것 이상으로 기업이 노력하는 것(The myth of CSR, Deborah Doane)
• 기업과 사회와의 공생관계를 성숙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기업이 취하는 행동(OECD)
• 직원, 가족, 지역, 사회 및 사회 전체와 협력해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하는 기업의 의지(WBCSD, 1998)
• 기업 스스로가 자신의 사업 활동을 행할 때나 이해관계자(stakeholder)와의 상호관계에서 자발적으로 사회적 또는 환경적인 요소들을 함께 고려하는 것(Commission of the European Commnities, 2001)

<출처: 중소벤처 24>

모두 조금씩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지만 약간의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전통적으로 기업이 가지고 있던 이익 창출에 대한 역할을 넘어 사회와 환경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실천하려는 의지입니다. 지금부터는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인 맥도널드와 나이키 그리고 레고 사례를 통해 CSR에 대한 이해를 높여보도록 하겠습니다.



맥도널드,

어쩌면 가장 딜레마에 서있는 기업

맥도널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정크푸드'입니다. 햄버거의 주 재료인 패티나 포장지 등이 발생시키는 환경오염의 위험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때문에 맥도널드는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매년 막대한 예산을 CSR에 투입하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입니다.


이미지 출처: mcdonalds.com


2007년은 미국 내 심각해지는 소아비만과 맥도널드가 연관이 있다는 사회적 주장이 힘을 얻었던 해입니다. 당시 맥도널드의 대응은 아이들이 먹는 해피밀에 각종 채소를 추가하고 탄산을 우유로 바꿀 수 있게 하면서 칼로리를 낮추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맥도널드의 [소아비만 퇴치 캠페인]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 캠페인은 CSR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남았습니다. 아무리 칼로리가 낮아져도 '패스트푸드'라는 맥도널드의 이미지를 완벽히 지우기는 힘들었던 것입니다. 이는 곧 CSR이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진정성’이라는 요소가 필수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맥도널드의 다음 사례에서 CSR이 잘 달성되기 위한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희귀병을 앓고 있는 세 아이를 슈퍼 히어로로 만든 맥도널드의 맥니피센트 캠페인 [출처: mcnificents.nl]


맥도널드 네덜란드에서는 맥니피센트{McNificents}라는 해피밀 캠페인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해당 캠페인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실제 세 아이{Fluer, Julien, Keano}를 슈퍼 히어로 캐릭터로 디자인해 해피밀 세트 구입 시 장난감으로 증정하는 캠페인이었습니다.


맥니피센트의 실제 모델이 된 아이들 Fluer, Julien, Keano [출처: mcnificents.nl]


맥니피센트 캠페인은 CSR의 성공사례로 거론되는데, 이는 상품 구매 시 단순 장난감 증정을 넘어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사회적 차원에서 응원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되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캠페인 수익금은 맥도널드에서 운영하는 비영리 자선 사업단체인 *로날드 맥도널드 하우스에 기부되기도 했습니다. 맥도널드의 소아비만 캠페인과 맥니피센트는 멀리서 보면 같은 CSR의 연장선으로 보이지만, 전혀 다른 접근법으로 명암이 갈렸습니다.

    국제적인 담배 제조 회사 필립모리스 역시 맥도널드의 소아비만 캠페인과 유사한 실패를 겪었습니다. 필립모리스는 담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고자 '청소년 금연 캠페인'을 벌였지만 사회적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소비자들은 맥도널드와 필립모리스가 공익단체가 아닌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CSR이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가진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지 않으면서, 진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아주 작은 영역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처럼 느껴집니다.


*로날드 맥도널드 하우스{Ronald McDonald House Charities}: 어린이들이 질병으로 인해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돕는 단체이며, 1974년 설립 후 전 세계 64개국에서 자선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나이키,

외부 압력으로부터 성장하는 CSR

CSR의 나쁜 예로 많이 거론되는 기업은 다름 아닌 나이키입니다. 다음 파키스탄 어린이가 힘들게 나이키 공을 꿰는 사진 한 장은 CSR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진이며 나이키의 불명예와 연관이 있습니다.

    이 사진은 1996년 [Life]지에 실렸고 현재까지도 아동노동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상징합니다. 당시 사진 속 파키스탄 아이는 12살이었고, 하루 일당은 고작 60센트였습니다. 이는 아동노동에 대한 국제적 공분을 이끌어내기 충분한 소재였습니다.


나이키 공을 꿰는 파키스탄 어린이의 모습


그런데 라이프지에 해당 사진이 실린 다음 해인 1997년, 나이키는 창사 이래 처음 적자를 기록합니다. 이 사건 때문에 CSR을 잘못하면 나이키처럼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논리가 형성되면서, 현재까지도 많은 강연이나 교육에서 해당 자료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잘 다루어지지 않는 나이키의 이후 행보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가 터진 다음 해인 1998년 나이키는 기업의 윤리강령을 대폭 수정해, 최장 노동시간을 주당 60시간으로 제한했고, 14세 이하 노동자는 고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이 수치는 2021년 현재, 주당 52시간 기준으로도 괜찮은 수치입니다). 그리고 나이키가 제공하는 개발도상국 일자리의 임금 수준은 해당 지역의 평균을 넘는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CSR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블로그인 "Beyond CSR"에 따르면 나이키는 1999년 국제 공정노동 비영리 단체인 FLA(Fair Labor Association)의 창립 멤버로 가입해 다른 기업들의 가입을 지속적으로 권유했고, 2002~2004년에는 반복해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는 600건의 공장 감사를 실시했습니다. 이후 2005년에는 아예 나이키와 계약을 맺는 전체 공장의 상세 정보를 공개{Nike Manufacturing Map}하는 최초의 기업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의 이면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지속적인 외부적 압력이 존재했을 것입니다.


출처: Beyond CSR


이후 나이키는 2007년 CRO(Corporate Responsibility Officer) 매거진에 미국의 100대 최우수 기업 중 3위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지속적인 CSR 활동으로 인해 아동노동의 대명사 이미지를 10년 만에 벗고 드디어 윤리적인 이미지가 생긴 것입니다.

    나이키의 CSR 개선 사례는 한편으로 유능한 스타트업이 시장의 피드백에 맞춰 자신을 유연하게 수정해가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더불어 기업은 공익단체가 아니지만 사회와 복잡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럼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모습에는 격려를 보내는 편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나이키와 CSR을 이야기할 때, 축구공을 꿰는 파키스탄 아이 이후의 나이키 행보도 함께 거론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레고,

지속 가능성 좋은 모델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은 동시대를 관통하는 가장 논쟁적인 개념입니다. 이 개념은 원래 생태학적 용어로, 현재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들이 미래 세대가 사용할 경제 및 사회 그리고 가장 중요한 환경(자원)을 낭비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은 밀레니얼 세대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로도 이어집니다(이는 조금 뒤에 다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알아볼 레고는 지속 가능성에 있어서 만큼은 많은 기업 중에서도 중요한 레퍼런스가 되는 기업입니다(지속 가능성에 대한 레고의 여러 미션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lego.com/ko-kr/sustainability


레고는 특히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CSR로 유명한데, 장난감 회사로는 유일하게 "세계 자연 기금(WWF)" 파트너로 선정됐습니다. 2019년 네이처 기후변화에 따르면 장난감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90.5%가 재활용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장난감 회사가 탄소 배출 감소를 실천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레고는 공식 홈페이지에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레고는 어린이들에 대한 자신들만의 철학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는 “놀이를 통한 학습”이라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통해 아이들의 잠재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드러나는데, 레고의 RE:CODE 이벤트가 이를 잘 대변합니다. 이벤트에 초대된 수많은 어린이들은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문제들을 프로그래밍 교육을 통해 배우고 실천합니다. 레고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어디에 걸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CSR입니다.


RE:CODE [출처: lego.com]


현시점 다양한 CSR 사례

코카콜라: 물에 대한 CSR로 유명합니다. 2007년부터 제품 원료로 사용된 물을 기준으로, 사용한 물의 100%를 돌려주는 [물 환원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2017년 기준으로 코카콜라는 목표치의 150%에 해당하는 2,480억 리터를 자연에 환원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탐스 슈즈: 탐스의 정체성과도 같은 신발 한 켤레 판매 시 한 켤레를 지역 사회에 기부하는 캠페인은 NGO로부터 개발도상국에 무료 신발을 제공함으로써 지역 생산 기반을 붕괴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주춤했습니다. 이후 탐스 슈즈는 무료 신발 기부에 집중하는 대신 수익의 3분의 1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CSR 전략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여기에는 COVID-19나 Black Lives Matter 캠페인에 대한 지원도 포함됩니다.

스타벅스: 스타벅스의 CSR은 자신들을 둘러싼 불공정 무역에 대한 이미지와의 전쟁이었습니다. 이에 2015년 발표 자료에서 스타벅스는 브랜드 커피 공급망의 99%가 윤리적으로 조달된 것을 공표했습니다. 더불어 고용문제에 있어서도 2025년까지 미국 내 25,000명의 퇴역 군인과 배우자를 함께 고용하기로 약속했고, 이는 6년 일찍 달성되었습니다.


CSR과 ESG의 구분

CSR과 유사한 ESG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2021년이 시작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를 "ESG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겠다"라고 공표했고, 국민연금공단 역시 ESG의 중요성을 외쳤습니다. 때문에 주제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ESG라는 단어는 익숙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GS란 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Environmental, Social and Corporate Governance}의 약자입니다. 즉, 어떤 기업에 투자할 때 단순히 영업 이익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지배구조까지 고려 하자는 것입니다. ESG 돌풍은 2018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CEO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 적힌 다음 글귀로부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기업이 계속 번영하려면, 모든 기업은 재무적으로 훌륭한 성과뿐 아니라 사회에 작용하는 긍정적 기여도도 함께 보여줘야 한다."

과거 국내에서 CSR은 주로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복지 재단에 기부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것으로 이해됐습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신들과 관련 있는 돈을 복지 재단에 투자하는 기업을 순수하게 지지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사업에 재투자해 이익을 높이는 방향을 원했을 것입니다. 이는 과거 CSR이 한창 붐을 일으키다 가라앉은 주요 원인으로 평가받습니다.

    이와 달리 최근 등장한 ESG는 '등급'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래 표는 한경 경제에서 발췌한 국내 주요 기업들의 ESG 등급 조정 요약표입니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에서 어떠한 이슈가 발생하면 점수에 영향을 끼치고, 이는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즉, CSR은 기업이 다양한 공헌이나 기부 등을 통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개념이 강하고, ESG는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필요한 투자 지표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를 더 많이 받기 위해 좋은 점수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때문에 아래 표와 같이 ESG가 CSR보다 더 정량화된 인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서로 긴밀한 관계에 있는 ESG와 CSR을 확연히 구별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이럴 때는 각 개념들이 처해있는 딜레마를 비교하면 효과적인데요, 프리미엄 물 브랜드 에비앙을 보유한 프랑스 기업 다농의 최고 경영자인 에마뉘엘 파베르의 사임 문제로 붉어진 ESG의 문제에 관해 더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한경 경제]

파베르는 대표적인 ESG 경영자로 알려져 있고 주주뿐 아니라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평가받습니다. 파베르의 정책에는 기후변화, 보이지 않는 불평등,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가치가 많이 녹아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COVID-19로 인한 기업 실적 악화로 인해 다농의 주요 투자자들은 파베르를 집요하게 공격했고 그는 곧 회사에서 쫓겨나기에 이릅니다. 퇴임 후 파베르는 한 인터뷰에서 ESG에 회의적인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직원이 목소리를 함께 내야 한다"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파베르의 사임은 ESG의 명암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며, 이익과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의 줄다리기가 기업 입장에서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잘 보여줍니다.


다농 전 대표 파베르 [출처: Financial Times]


이렇게 어려운데 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끝없이 강조될까?

과거 CSR은 윤리적/도덕적 책임이라는 추상적인 형태로 사용될 뿐, 법적 책임과 이행강제력은 크게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대두되는 CSR은 기업의 윤리적 책임인 동시에 소비자, 노동자, 환경문제, 지역사회 등 다양한 범위를 충족하도록 실질적인 책임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업을 평가하는 글로벌 기준 역시 높아지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량에 과세하는 탄소세 도입이나 녹색기후기금 확대 등으로 대변되는 바이든 정부의 외교 경제 기조 역시 이러한 흐름을 잘 나타냅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활용해 CSR을 자신들의 전략으로 활용하는 기업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독 올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소비자의 구매 의도나 구매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통계를 자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즉, 기업이 환경 친화적인지, 윤리적인지 등의 가치가 예전과 달리 강력한 구매 동기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심리는 특히 미래 소비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정보분석 기업 닐슨은 'MILLENNIALS ON MILLENNIALS U.S. SHOPPING INSIGHTS IN A NEW ERA'라는 보고서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구매 패턴에 관한 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는 미국에 거주하는 18~34세까지의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1,058건의 인터뷰를 실시했습니다. 그중 CSR과 관련한 흥미로운 통계가 있습니다. 기업의 CSR 활동이 상품 구매에 끼치는 영향이 밀레니얼 세대(42%), 비 밀레니얼 세대(35%)로 밀레니얼 세대에게 약 7%나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출처] Millennials on Millennials - nielson


국내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오뚜기가 '갓뚜기'로 불리며 과거 대비 높은 브랜드 평판을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오뚜기가 라면 가격을 10년간 동결한 것이나, 노숙자에게 토스트를 무료로 나눠주는 '석봉 토스트'에 토스트 소스를 무상으로 제공한 것들이 밀레니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러한 흐름은 상업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에게는 약점으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과거에 비해 높아진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도 영향이 있습니다. 아래 표는 변화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패러다임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출처: 중소벤처 24]

표에는 어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총답변자의 반에 해당하는 44%가 "해당 기업 제품 구매"라고 답했고, 2위인 17%가 "타인에게 상품 추천"이라고 답했습니다. 3위인 14%, 기업에 투자 또는 주식 구매는 ESG와도 연관이 있어 보이네요. 재미있는 것은 각 4%와 3%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해당 기업의 과실 용서"와 "해당 기업의 부실한 제품 용납"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일종의 보험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CSR의 의미와 필요성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분 만에 읽는 CSR 끝'


[관련 링크 모음]


매거진의 이전글 베일 벗은 카카오웹툰, 혁신과 낯섦 사이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