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육각은 삼겹살데이를 맞아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웹사이트 배너 하나로 이벤트를 알리는 시대는 지났다. 현재 이벤트는 허브 역할을 하는 PC 웹사이트를 기점으로, 이메일 발송, 카톡 플러스친구 푸시, 카톡 플러스친구 스마트 채팅, 정육각 인스타그램 피드, 인스타그램 스토리, 인스타그램 광고, 페이스북, 공식 블로그, GDN광고 등을 운영 중이다. (외부 채널로서 PAYCO도 존재한다.)
어느 지점에서 고객과 브랜드가 만나 접점을 이룰지 모르는 시대다. 평소 정육각을 모르는 사람이 페이코에 들어가 삼겹살 할인 배너를 클릭한다. 페이지를 읽다 브랜드 웹사이트로 링크된다. 접속 후 가입 절차를 완료하지만 구매 전환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GDN 리타겟팅 광고(웹사이트에 방문한 쿠키 기록을 바탕으로)로 다시 브랜드를 상기시킨다. 메일함에는 웰컴 메시지가 담긴 메일이 도착해있다. 노드(Node)들을 통해 호감이 생긴다면, 고객이 자발적으로 위성 매체를(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 개인적으로 다매체 전략의 목적인 구매 전환의 확률은, 고객이 브랜드를 자발적으로 검색해보는 시점에 급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구매전환에 있어서 최고는 쿠폰이긴 한 것 같다. 인정하긴 싫지만.) 다매체 브랜딩을 진행하다 보면 넓지만 촘촘한 그물을 한 곳에 여러 번 던지는 어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다매체로 고객 접점을 만드는 시대에 이미지의 시각 콘텍스트는 유례없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메인 테마 선정의 경우 가급적 프레임에 영향받지 않는 단순한 형태로 디자인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리사이징에 제한이 많은 복잡한 배경 사진의 경우 다매체 형식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가독성 확보에 어렵고 주제 부위가 크롭 될 확률이 큼.) 배경은 미니멀하고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은 더 단순하고 직관적이 되는 것 같다. 다양한 타겟팅 방식을 가진 GDN(Google Display Network) 광고의 경우 아래처럼 여러 사이즈 베리에이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GDN광고의 꽃이라고 불리는 *리타겟팅 형식(내 사이트에 방문한 고객의 쿠키를 베이스로 다양한 지점에 광고를 다시 보여주는 형식)은 고객이 어떠한 사이트로 이동할지 모르기에 다양한 경우의 수를 따진 프레임 이미지를 준비해 놓아야 한다. 그래도 대략 세 가지 프레임 비율 정도로 추려볼 수 있기는 하다. 1) 정사각형에 가까운 2) 세로로 길쭉한 3) 가로로 길쭉한.
GDN광고에 CTA(Call to Action) 버튼이 있는 경우가 가끔 있다. 정사각형 비율에 가까울 때는 버튼을 고려해 텍스트가 좌측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좌측 정렬된 텍스트를 우측 어딘가에 놓으면 시각 정렬과 가독성 확보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자연스레 우측에 주제 오브젝트가 놓이게 된다. 이처럼 몇 차례 GDN광고를 겪고 나니 형식에 유효한 레이아웃 패턴이 있다는 가설이 생겼다.
1) 여백이 충분히 확보될 것(복잡도가 높은 사이트 지면에 광고가 실릴 확률이 크기 때문에) 2) 정사각형에 가까운 프레임 비율에는 글자 더미가 좌측에 놓이는 게 가독성 확보에 좋음(CTA 및 주제가 될 오브젝트가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3) 세로로 길쭉한 프레임에는 메인텍스트/서브텍스트를 그룹핑해 중앙 정렬하는 편이 운용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음. 적당한 행간 확보와 간결한 글자 수가 관건.(마케팅팀과 밀당이 빈번이 일어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4) 박스가 가로로 긴 형태의 경우 시선의 동선을 고려한다.(보통 좌에서 우로 시선이 이동한다라는 기준을 세우고 시작.) 정육각 디자인팀은 우선 프레임을 가로로 3등분 한 뒤 이미지, 카피, 버튼 덩어리로 나눈다.(버튼에는 '바로가기’ 같은 관습적 형태보다 혜택 같이 핵심어가 쓰인 편이 좋다.)
버튼-카피-이미지 / 버튼-이미지-카피/ 카피-버튼-이미지처럼 다양한 레이아웃 실험을 해본다. 이러한 시퀀스(어떤 정보가 시선에서 먼저 오고 뒤에 올지) 테스트는 곧, 고객이 받게 될 뉘앙스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미지-카피-버튼의 경우 가장 논리적인 흐름이긴 하지만, 핵심이 가장 마지막에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짧은 찰나에 핵심을 도달시키지 못할 확률이 크다.) 버튼-이미지-카피의 경우 본론을 먼저 말해 주목효과가 있지만 설명도가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5) 웹문서같이 정적인 디자인보다 배색의 강도를 높여서 디자인함.(가끔 컬러 충돌이 일어나는 보색을 일부러 사용함. 디자인에서 피해야 하는 배색 이론이지만 흘러가는 시선을 멈추게 하는 스탑 포인트로 기능. 웹 환경의 시각공해를 일으키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다.) 6) 세로로 길쭉한 비율에는 동일 오브젝트가 리듬감 있게 반복되는 모티프가 효과적인 것 같음. 아니면 뭔가를 낙하시키거나 하는 연출도 데드 스페이스를 줄이는 유용한 방법 중 하나) 7) 가로나 세로로 확장 가능한 조형언어를 고려하지 않으면 베리에이션 시 비주얼 콘텍스트가 깨질 확률이 큼.
아래는 다양한 플랫폼에 실린 삼겹살데이 이벤트 모습이다. 정육각 마케팅팀은 플랫폼 성격에 맞게 다시 한번 리-워딩 작업을 한다.(인스타그램이 영(young)하고 힙(Hip)한 어투라면 메일링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진중하다.) 매체 성격에 맞추면서도 BI(Brand Identity)를 흘리지 않는 글쓰기란 쉽지 않다. 다매체 시대 이미지와 글쓰기는 유례없는 확장성과 유연함을 강요받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콘텍스트는 단일한 중심을 잃고, 나무뿌리처럼 빠르게 주변화하는 중이다. 식물이 때로는 더 폭력적일 때가 있다.
'삼겹살데이와 다매체 전략'(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