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딸깍공방 Jan 11. 2021

홈트 타이머 어플, 어떤 기능이 필요하신가요?

홈트 어플 출시하자마자 갈아엎었습니다

전에는 신박한 어플을 보면 생각하곤 했다. '나는 왜 저런 생각 못했을까.' '내가 먼저 생각했으면 대박이 었을 텐데'라고 말이다. 하지만 상상과 현실은 달랐다. 아이디어 떠올리기는 비교적 쉽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는 즐거운 일이기에 힘들지 않다. 오히려 직접 만들며 부딪히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개발자끼리만 어플을 만들게 되면 기획과 디자인이 정말 어렵다. 핵심이 되는 기능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정하고 어떤 플로우로 사용자에게 그 가치를 전달할지 설계해야 한다. 개발자의 의도대로 사용하지 않고 어려움을 느낀다면 고생해서 만든 기능들은 무용지물이다. 기획이나 디자인 좀 해보셨다는 분들은 기능도 몇 개 없는데 벌써 힘드냐고 할 수 있겠지만, 코드만 보고 살아온 개발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떻게 잘못 만들었냐면요

이번엔 출시한 홈트 타이머 어플인 '내가만든트레이너' (이하 내만트)을 출시하고서. 지인에게 피드백을 부탁하고 충격을 받고 말았다. 운동을 만들어보라고 해봤더니 엉뚱한 버튼을 누르고 '이건 뭐냐, 저건 뭐냐' 질문이 쏟아졌다. 이번엔 잘 만들었다고 자신했는데, 어플 사용을 너무 어려워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서는 일주일 만에 바로 다음 버전을 출시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기존 버전의 운동 추가 화면


이전 버전의 디자인이다. 운동 리스트에서 새로운 운동을 만들기 위해 추가 버튼을 누르면 사용자는 빈 실행화면을 보게 되는데, 아직 운동을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이 화면은 사용자에게 노출될 필요가 없다. 운동 카운트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새 운동을 만드려던 것인데 시작부터 잘못된 거다.


실행화면에서는 블록 추가하러 가기를 눌러야 편집 화면에 진입할 수 있고 편집 화면에 진입해서도 사용자는 어떤 방식으로 어떤 유형의 블록을 만들지를 선택해야 한다. 블록 선택을 마쳐도 맨 아래 블록들과 중간에 있는 블록들이 어떻게 다른지 이해해야 하고, 두 리스트 간에 블록을 움직일 수 있어야 운동을 만들 수 있다.


사용자가 하고 싶은 동작을 바로 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처음 이 기능을 써보는 사용자가 알아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애초에 '블록' 이란 생소한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초보 사용자는 운동을 새로 만들지 말라는 걸까. 


개선된 버전의 운동 추가 화면


개선한 버전의 디자인이다. 리스트에서 운동 추가 버튼을 누르면 사용자는 빈 화면에 플러스 버튼 하나 있는 화면으로 진입한다. 빈 화면에 플러스 버튼 하나 있으니 저 버튼 누르는 걸 참을 수 없을거다.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바로 내가 원하는 운동을 만들 수 있는 화면에 진입하고, 운동 옵션을 선택하고 추가만 누르면 새로운 운동이 만들어진다. 처음 어플을 사용하는 사용자라도 어려운 개념을 이해할 필요 없이 운동 추가가 완료된다.



사용해보시고 피드백 부탁드려요!

첫 번째 디자인은 잘못된 디자인이었다.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개발자 입장에서 어플을 만들면 저런 형태의 디자인이 나온다. 개발자가 이해하고 있는 내부 시스템이 구성된 모양이 디자인에 그대로 반영되어 버린 것이다. 개발자들은 이미 머릿속에 시스템 구성이 들어 있으니 이전 버전의 디자인이 쉽고 자연스럽다. 하지만 처음 어플을 접하는 사용자들은 그렇지 않다. 

 

개발자가 처음부터 사용자를 이해하고 디자인을 잘했다면 좋았겠지만 코드만 보고 살아온 개발자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아 버릴 수는 없으니 우리는 계속해서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피드백의 중요성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직접 부딪혀 느껴본 피드백은 더 절실했다.


피드백이 필요한 건 디자인뿐만이 아니다. 찾지 못하고 있던 버그, 새로운 기능, 아쉬운 점에 대해 피드백을 받아야 더 좋은 어플로 발전할 수 있다. 좋았던 점도 앞으로 어플 개선 방향을 설정하기에 좋다. 특별히 할 말이 없는데, 잘 쓰고 있다면 개발자 입장에서 그건 또 그것대로 고마운 일이니 악플만 아니라면 피드백은 어찌 되었든 좋은 일이다. 


운동 카운트 세는 게 필요하셨던 분, 홈트 타이머가 필요하신 분이라면 

한 번 사용해보시고 피드백 부탁드려요~!


https://www.youtube.com/embed/S_1K9Grs6Qc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brenin.excercise&hl=ko&gl=US


https://apps.apple.com/kr/app/%EB%82%B4%EA%B0%80%EB%A7%8C%EB%93%A0%ED%8A%B8%EB%A0%88%EC%9D%B4%EB%84%88/id1546110594


작가의 이전글 새해엔 새몸, 이번엔 홈트 타이머 어플 만들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