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미디어 톡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물장어 Jan 29. 2021

[미디어 톡] 카카오의 OTT는 어떻게 될 것인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설립 소식과 카카오TV의 미래에 관련하여

카카오TV는 2018년 11월 카카오M이 재설립되고 내놓은 AVOD(광고기반) OTT 서비스이다. 카카오M은 원래 멜론을 서비스하고 연예 기획, 드라마 제작 등의 종합 콘텐츠 서비스 회사였으나 18년 9월 본사에 합병되었다가 멜론만 빼고 연예 기획사와 드라마 제작 등의 부분을 다시 분사시켜 설립되었다. 카카오M은 재설립 전후 연예기획사, 영화사, 드라마 제작사 등을 단기간에 인수해 거대한 종합 콘텐츠 제작사가 되었다.


※ 재설립 전후 인수한 회사

  * 연예기획사: VAST엔터테인먼트(현빈, 이연희 등), BH엔터테인먼트(이병헌과 한지민 등),

                     숲 엔터테인먼트(공유와 전도연 등), 제이와이드컴퍼니(김태리, 김소연 등)

  * 영화, 드라마 제작사: 월광, 사나이 픽쳐스, 로고스 픽쳐스, 글앤그림미디어, 바람픽쳐스 등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제작사와 연예기획사를 모아놓은 상태에서 카카오M이 OTT에 진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이 막강한 콘텐츠 기업이 OTT를 시작하면 국내 OTT 시장에 파란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했다. 풍문으로만 듣던 카카오의 OTT 진출 소식은 1년~1년 6개월여가 지난 후 카카오TV라는 이름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친화적인 숏폼 오리지널 콘텐츠 중심의 카카오TV는 미국에서 큰 기대를 안고 런칭했던 퀴비와 닮아있다. BM에 있어 AVOD(광고기반)와 SVOD(가입기반)라는 점만 달랐을 뿐 RMC(Ready Made Contents)를 숏폼 형태로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했다. 그랬던 퀴비는 출시한지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얄궂게도 카카오TV가 출시하고 약 한 달 반이 지난 시점이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RMC를 작은 화면의 모바일 친화적인 숏폼으로 제공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남기고 퀴비는 사라졌다. 출시한지 약 5개월, 다행히 카카오TV는 아직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멋진' 기사도 나왔다.



기사 제목을 얼핏보고 카카오TV는 퀴비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착각)했다. 기사는 4개월 23일만에 카카오TV가 2억뷰를 돌파한 것을 '돌풍'이라고 표현하였다. 정말 카카오TV는 미디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뭔가가 이상했다. 유튜브에서는 블랙핑크의 "How you like that" 뮤비는 7일만에 2억뷰를 넘었으며, 후속곡인 "Lovesick girls"는 22일만에 같은 수치를 달성했다. 유튜브에서는 아이돌 그룹이 내놓은 한곡의 뮤직비디오가 7일, 22일 만에 2억뷰를 넘었지만 카카오TV는 수많은 콘텐츠를 제작해서 거의 5개월만에 2억뷰를 달성했다.


계산을 해보자. 유튜브의 CPM(1000회 당 광고수익)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대략 3,500원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정말 많이 잡아도 4,000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은 유튜브의 광고 수익 배분 비율 평균을 크리에이터 55% : 유튜브 45% 수준으로 이야기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전체 광고 매출은 1,000회 당 정말 많이 잡아도 8,000원 수준이라 추정해볼 수 있다. 이를 카카오TV가 지금까지 달성한 누적 조회수 2억뷰에 곱하면 16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카카오TV가 유튜브보다 플랫폼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유튜브보다 광고료를 더욱 낮게 받을 것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실제 매출은 10억 내외 수준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카카오TV에는 이효리, 김지원, 노홍철, 이경규, 유희열, 김이나 등등 유명한 연예인들이 출연한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많은데 이 정도 수익으로 이들의 출연료는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이는 카카오TV가 플랫폼으로서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전국민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에 PIP(Platform in Platform) 형태로 입점했지만 그 효과가 거의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최근 카카오M과 카카오 페이지를 합병하여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카카오 페이지는 웹툰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IP의 보고이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 성공의 핵심은 IP의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카카오 페이지는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의 핵심 요소인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 페이지는 누적 거래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카카오 페이지가 보유한 IP의 영향력이 그만큼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M이 보유한 배우 풀과 제작 역량을 통해 영화와 드라마와 같은 고부가가치의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다.


출처: 전자신문(2020.5.6.)


생각만해도 가슴이 뛰는 그림이다. 그런데 여기에 카카오TV 가 들어갈 틈이 있을까? 카카오 페이지가 보유한 인기 IP를 활용해 카카오TV용 콘텐츠를 제작하기엔 카카오TV의 플랫폼으로서의 취약함 때문에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영상 콘텐츠는 카카오 페이지를 통해 유통시키게 될 것이다. 이미 카카오 페이지에는 몇몇 영화와 드라마들이 서비스 되고 있기 때문에 UI와 UX를 정비하여 오리지널 콘텐츠를 편성하면 흡사 넷플릭스와 유사한 OTT가 되는 것이다. 글로벌 플랫폼인 카카오 페이지는 우리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글로벌 OTT 회사로 성장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된다.


카카오가 시도한 오리지널 콘텐츠 중심 OTT인 카카오TV는 더 큰 도약을 하기 전 실험에 그친 서비스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가 OTT를 한다는 소문을 처음 들었을 때 기대했던 그림의 실체는 합병되는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에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디어 톡] 시네마 논쟁과 영화의 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