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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물장어 Feb 03. 2021

[미디어 톡] 넷플릭스 국내 진출에 따른 영향

2015년 작성 보고서 중 일부 발췌


15년 말 Netflix의 글로벌 총괄 책임자 그레고리 피터스가 BCWW에서 한국 진출을 공식화하였다. 미국에서 코드커팅을 발생시키고 여러 기업들의 구조 개편을 이끈 기업이라 국내 진출에 대한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하의 글은 당시 작성했던 보고서의 결말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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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국내진출에 따른 영향


1) 국내 진출 예상 시나리오


○ (플랫폼 사업자 제휴) SO와 IPTV의 STB를 활용하여 진출

○ (가전사와 제휴) 삼성, LG의 스마트TV에 앱 형태로 서비스 제공

○ (콘텐츠사와 제휴) 지상파, CJ E&M 등과 제휴하여 콘텐츠 제작 가능


2) 플랫폼 시장에 미칠 영향


○ 플랫폼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예상이 다수 존재

  - 기존 유료방송 가입자 이탈시키기 어려우며, 제휴한 회사가 가입자를 확보하는데도 큰 영향 없을것으로 

     예상


(코드커팅 여부) 미국과 달리 기존 유료방송사와 제휴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미국처럼 코드커팅 발생 

     가능성은 낮음(대체재 X, 보완재 ○)


(기존 유료방송 마케팅 효과)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가 독점으로 제휴하더라도 경쟁사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임

  - 국내에는 이미 해외 콘텐츠들이 많이 편성되어 있으며, 웹하드를 통한 해외 콘텐츠 접근이 용이하여 

     Netflix 보유 콘텐츠의 경쟁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

  - KT가 Netflix 제작 콘텐츠인 “하우스 오브 카드”를 독점하여 VOD를 무료로 편성했지만 효과가 거의 

    없었음


(비영어권 국가 성공사례 없음) Netflix는 미국에서 기존 유료방송을 대체하는 등의 효과를 거두며 

    압도적인 성장을 이루었지만 영어권을 제외한 타국에서는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아직 없음

  - Netflix가 성공한 국가는 캐나다, 영국 등의 영어권 국가로 언어나 문화적 장벽이 덜한 국가들

  - 15년 1분기 기준으로 Netflix의 해외 가입자 수는 약 2천 1백만, 이중 캐나다가 약370만, 영국이 

    약 350만 가입자를 확보하여 전체의 1/3차지

  - 해외 진출 초기이기 때문에 더 지켜볼 필요있지만 우려할만큼 영향력이 크지는 않아 보임


3) 콘텐츠 시장에 미칠 영향


○ 국내도 일본처럼 자국 콘텐츠 수요가 강하기 때문에 국내 콘텐츠를 50% 이상 편성할 가능성 높음

○ 다른 나라처럼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대형 콘텐츠 제작 회사인 지상파, CJ E&M, JTBC 등과 

    제휴를 통해 콘텐츠 공동 생산을 할 가능성 높음

  - 한국의 콘텐츠가 아시아 시장 전체에서 인기가 높기 때문에 콘텐츠 쪽에 크게 투자하여 아시아 전역에 

    유통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 높음


4) 총평


○ Netflix의 국내 진출이 플랫폼 시장에 미칠 효과는 현재로서는 우려할만큼 큰 수준 아님

○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에 따라 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가능성은 있어 보임

  -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 제작을 통한 영향력 확대가 가능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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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을 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콘텐츠 제작을 활발히 할것이라는 것은 예측했는데 그것이 국내 가입자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며 태풍이 될 것이라는 판단까지는 못했던것 같다. 국내에서 넷플릭스 성장의 1등 공신은 옥자와 킹덤이다. 특히, 옥자는 극장과의 윈도우 전쟁 때문에 발생한 논란의 덕을 크게 보았다. 옥자는 기존의 극장-VOD의 윈도우 순서를 전복해 극장 동시개봉을 추진했고 이는 영화 산업의 기득권이었던 대형 멀티플렉스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 과정은 언론을 통해 연일 중개되었고 결국 옥자는 3대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걸리지 못하고 소수의 중소규모 극장에서만 걸렸다.  옥자 이전까지만 해도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옥자를 둘러싼 넷플릭스와 극장의 싸움덕분에 넷플릭스는 큰 마케팅 효과를 보았다. 


이후 제작된 오리지널 킹덤은 넷플릭스 인기에 쐐기를 박았다. 시리즈물로 제작된 킹덤은 기존 방송에서 심의의 한계로 표현하지 못하던 잔인한 장면들을 대거 삽입해 극적 재미와 작품성을 한껏 높였다. 방송 심의가 닿지 않는 곳에서 김은희 작가는 상상력을 마음껏 꽃피울 수 있었다. 며칠 후면 국내 최초의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승리호'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이미 큰 기대를 받고 있던 작품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극장에 걸리지 못하며 결국 넷플릭스 행을 택했다. 넷플릭스는 이미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승리호'는 이미 상당수의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를 더 크게 도약시킬 것이라 생각한다.

출처: 정유진(2019). OTT전쟁이 온다, 제일매거진 미디어 와이드 뷰


넷플릭스는 영리하다. 방송 시장과 영화 시장을 창조적으로 파괴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슈들을 자신의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 넷플릭스는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세계의 방송국이다. 미지의 세계를 하나하나 열어가며 추상적이던 비전을 실현해가는 넷플릭스가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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