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리뷰
2016년 미국과 영국에서 의외의 투표 결과가 나왔다. 미국인들은 선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택했고 영국인들은 국민투표를 통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결과가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투표를 통해 결정되었다.
2018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빅데이터 분석 정치컨설팅 펌이 이 두개의 선거과정에 깊숙히 개입했다는 사실이 내부고발자들에 의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제공에 일조한 페이스북의 혐의도 동시에 드러났다. 이른바 "페이스북-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정보 유출 사건", 이 사건으로 인해 선한 이미지였던 마크 주커버그는 청문회에서 "아임 쏘리 수트"를 입고 나와 언론에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 다큐멘터리는 "페이스북-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정보 유출 사건"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우리가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흘리고 다니는 개인정보가 어떻게 무기로 변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한다. 전세계의 사람들을 연결하고자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하는 페이스북이 프로파간다의 주요 창구가 되어 우리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위협했는지를 보여준다.
과거 라디오와 방송은 중요한 선전 매체였다. 괴벨스는 이러한 매체를 이용해 나치의 이념을 설파했고 독일 국민들의 의식을 조작했다. 독일의 커뮤니케이션 학자인 노엘레-노이만은 괴벨스와 함께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이론인 침묵의 나선 이론을 만들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전후에 주요한 커뮤니케이션 이론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것은 프로파간다와 커뮤니케이션 연구가 불가분의 관계임을 말한다.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시대가 지나고 SNS의 등장으로 개개인이 연결되어 일대다, 다대일 커뮤니케이션이 보편화된 오늘날 타겟 마케팅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다. 오늘날 커뮤니케이션 학에서는 탄환이론과 같은 구닥다리 이론들은 더 이상 논의되지 않으며, 데이터를 중심으로 좀 더 정교화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빅데이터, 큐레이션 등의 이름으로 개인 맞춤형 콘텐츠 제공을 연구하고 광고도 이러한 트렌드를 적극 받아들여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그만큼 프로파간다도 정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사건이 터졌다.
다매체 환경에 들어서 커뮤니케이션 툴인 미디어를 산업으로 많이 논의하지만 여전히 미디어는 민주주의 작동에 중요한 도구다. 자본 그리고 정치 권력은 언제나 이를 이용해 원하는 바를 달성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며,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가장 효율적으로 인간의 의식을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방법을 연구한다.
미디어는 산업이지만 정치다. 우리가 효율적이라 믿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권력을 탐하는 자에게 가장 효율적인 프로파간다 수단이 되고 이는 언제든지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