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y Nov 14. 2020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공존

매거진 <B>와 몰스킨


평소 디지털 콘텐츠를 보고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주말에 독서대, 종이 잡지, 몰스킨 노트에 연필로 메모를 남기며 읽은 조수용 발행인의 글. 전통 있는 잡지사들도 폐간 혹은 디지털 전환으로 방향을 잡는 시점에 종이 잡지를 창간했고(2011) 당분간 할 수 있다면 디지털판을 내지 않겠다고 하는 인터뷰가 인상 깊었는데, 그 이유와  의지를 이글로 짐작할 수 있을 듯.  더불어 매거진 <B>가 어떻게 독자들에게 소구 되고 싶은지도
-
저는 제이오에이치가 그간 해오던 매거진 <B>와 공간기획, 외식업 관련한 일을 펼침과 동시에 카카오라는 디지털 시대 대표 브랜드를 함께 고민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두 세상을 아주 깊이 들여다보며 세상을 이롭게 하는 비즈니스를 꿈꾸고 이를 실현해나가는 과정은 제게 무척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60번째 이슈를 통해 처음 제이오에이치를 시작했던 마음으로 돌아가 그동안 늘 관심을 가지고 오랜 시간 보아온 잡지 <모노클>을 심도 있게 취재하고 매거진 <B>를 통해 소개할 수 있어 가슴이 벅찹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세계를 연결하기 전, 대학교와 대학원 시절 접한 <와이어드>와 <월페이퍼>라는 잡지는 제게 커다란 세상으로 열린 통로와도 같았습니다. 이미 알고 있던 다른 잡지들과 다루는 내용도 달랐지만, 멋진 사진이나 실험적 타이포그래피뿐 아니라, 과감한 편집과 처음 접하는 인쇄 기술까지 크고 작은 모든 요소가 디자이너인 제 가슴을 늘 뛰게 만들었습니다. 고백하자면, 글에  담긴 내용보다는 책상 위에 놓인 모습만으로도 멋진 디자이너가 된 듯했고, 가방 속에 휴대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감각적이고 지적인 사람이 된 듯 느낀 것 같습니다.
 -
10여 년 전 유럽 여행에서 우연히 접한 후 꾸준히 보아온 <모노클>은 매거진 <B>를 기획하던 제게 매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꼭 알아야 할까 싶을 정도로 어렵고 빽빽한 글을 접할 때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클래식하고 정갈한 편집 스타일로 따뜻한 감성의 종이에 인쇄된 세계 곳곳의 사진과 제목을 훑어보는 일은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을 터치하는 느낌으로는 절대 상상할 수 없는 기쁨이었습니다. 또 디지털화하는 시대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종이 매체를 소유하고 서가에 진열하고 싶은 마음이 어쩌면 사람이 지닌 체온처럼 또 사람이 세상의 자연을 사랑하는 것처럼 거부할 수 없는 본능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종이 매체로 대변되는 아날로그 세상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금, 저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만들어갈 세상과 따뜻한 햇살이 드리우는 정원에서 매일 자라나는 나뭇잎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세상을 동시에 고민합니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두 세상은 우리 사람에 더욱 의미 있게 '공존'할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Core action을 통한 고객 리텐션 높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