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코스트의 겨울 바다는 하이얀 파도 부서지는 소리와 은빛으로 출렁이는 물결이 가득하다. 고운 모래와 한적하게 거니는 사람들, 어쩌다 일광욕을 하는 모래 위에 드러누워있는 사람들도 보이고 해변가를 뛰어다니거나 산책하는 사람들 모두 여유가 묻어난다. 파도는 제각각 물러가고 넘실대고 덮칠 듯 달려오고 또 부서져 은빛 알갱이가 반짝이는 다양한 모습으로 속삭인다.
꼬마 바다 주인
발목을 담가보면 느껴지는 살짝 차가운 온도는 처음엔 두렵다가도 금방 익숙해지고, 모래의 촉촉함과 부드러움을 느끼며 걷다 보면 시간을 잊어버린 듯 개구쟁이가 되어버린다. 늘 이렇듯 잊어버리고 즐거워한다는 것은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 바람을 쐬야 한다는 것. 가끔 비워 놓아야 또 채워낼 공간이 생길 수 있음을 우리는 잘 알 고 있지만 일상에서 그 일을 해내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골드코스트 해변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고운 모래 사이로 조그마한 조개껍질 하나도 쓸려 내려가는 물살을 이겨내는 듯 양갈래 물줄기를 만들고 그때 그때 파도에 덮쳐 만들어진 모래언덕은 실로 경이로운 풍경을 만든다. 정답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정답을 외치며 살고 있는데, 바다는 말을 한다 그냥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 예술이 되고 삶의 일부가 된다고 말하는 듯하다. 누군가의 발걸음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삶을 살며 내가 좋아하고 내가 즐거운 것에 집중하는 삶이 가끔은 더 경이로운 것이 아닐까?
바다가 그려내는 조각들
하염없이 튀어 오르고 내리치듯 올라오는 알갱이들과 모래 아래로 빠져나가는 파도의 긴 여운도 금세 잊힌다. 파도를 맞이하러 달려가다 다시 모래 위로 도망치는 친구들, 조용히 마른 모래 위에서 따듯함과 안전함을 즐기는 친구들.. 열심히 모래성을 쌓겠다고 연신 모래를 파고 옮겨다 성을 쌓는 친구들은 금방 덮쳐오는 파도를 야속하다는 듯 쳐다본다. 그래도 다시 시작이다. 모래는 많고 아직 해가 지지는 않았으니 금방 또 다른 성을 쌓으리라. 아이들이 그러하듯 금방 잊어버리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은 경우가 많다. 내내 마음 한편에 쌓아두고 섭섭한 것들 부족한 것들 못내 아쉬워하는 것들을 너무 많이 챙기고 있다 보니 어쩜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바다가 산과 같이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골드코스트 야경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알고 있는 것,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빛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지금 이 순간은 그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으니까. 바로 지금은 나의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이며 다시는 오지 않을 순간이며 지난날 숨을 거둔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니까..
파랗게 멍든 바다
각자의 색깔
저 태양은 천년만년 떠오르는 것일 수도 있지, 그러나 나는 아니야 그러니 나는 내가 가장 중요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