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깽이들의 배변훈련기 1

비루코 26화

by 비루코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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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방 한가운데 정체불명의 노오란 액체가 떨어져 있다.

이게 뭐지 싶어 바라보고 있는데 비쥬가 와서 할짝거리며 먹어치운다.

설마... 하는데 또 비슷한 자리에 노오란 액체가 조금 떨어져 있다.

설마는 확신으로 바뀌고 이제 아깽이들도 스스로 볼일을 보고 볼일을 처리할 때가 되었다고 직감했다.

그동안은 비쥬가 핥아주어 배변처리가 되었는데

이제 배변처리 하기에는 아깽이들이 너무 커버렸다. 아깽이들도 더 이상 엄마의 손길이 부담스러울 것 같다.


그래서 아깽이들이 보다 손쉽게 배변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보았다.

먼저 화장실에 친숙할 수 있게 산실 옆에 고양이 화장실을 두었다.

그런데 비쥬가 와서 볼일을 보고 모래질을 한다.

남편이 비염이 심해 안방에는 고양이 화장실을 두지 못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깽이들을 위해 화장실을 마련해 두었더니만

엉뚱하게도 비쥬가 와서 신나게 이용을 한다.

이용한 것까지는 괜찮은데 신나게 모래질을 하느라 안방 가득 먼지냄새가 자욱했다.


비쥬는 절대로 들어가지 못하게 아깽이 몸크기보다 조금 큰 작은 박스를 마련했다.

박스 안에 비닐을 깔고 모래를 조금 부어 놓았다.

화장실 갈 기미가 보이면 바로 들어 화장실에 두려고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비쥬가 박스보다 더 큰 엉덩이를 들이 위태롭게 볼일을 보고 있었다.

어이가 없어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저 박스보다 엄청나게 크고 넓은 화장실이 두 개나 있는데

방구석에 있는 자기 몸집보다 훨씬 작은 간이 화장실에서 기어이 볼일을 보고 나오는 저 심보는 무엇인가.

그리고 굳이 모래를 덮는다고 간이 화장실 사방팔방으로 모래를 뿌려놓는 이유는 무엇인가.

태연하게 볼일을 보고 있는 비쥬를 나무랄 수도 없고.

비쥬가 볼일을 보자마자 당장 간이 화장실을 치워버렸다.


그런데 아깽이들에게는 아깽이 몸집에 맞는 화장실이 필요했다.

기존의 화장실은 너무 크고 아깽이들이 이용하기에는 입구의 높이가 너무 컸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아깽이용 화장실을 쓸 것도 아니기 때문에 무턱대고 작은 사이즈의 화장실을 사는 것도 비효율적으로 보였다.

고민하며 다이소를 전전하다 공구들을 넣는 작은 트레이를 발견했다.

입구의 높이며 박스의 크기며 지금 아깽이들이 이용하기에 최적의 사이즈였고

플라스틱이라 긁힐 위험이 없고 모래를 담을 정도로 튼튼했다.

가격도 착해서 2000원에서 3000원 가격이었던 것 같다.

집에 돌아와 공구트레이에 모래를 붓고 아깽이의 몸의 신호를 표착하려 했다.


그런데 다른 일을 잠깐 하는 사이

치타를 닮은 아깽이 한 마리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새 화장실에 들어가

이곳저곳을 킁킁대며 탐색하더니 바로 볼일을 보고 모래까지 덮는 것이 아닌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더니 어깨너머로 배운 것인 텐데도

천재가 아닐까 판단될 정도로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그런데 여전히 방 한가운데 노오란 액체가 떨어져 있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짙은 갈색 덩어리들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답은 정해져 있었다.

똥꼬 발랄한 까망이 녀석(아직 이름이 없어 색깔로 구분을 함).

널 어떻게 하면 좋으니....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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