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와 책
제목 :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
저자 : 최원형
출판사 : 풀빛
발간일 : 2019년 5월 20일
요즘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해 쉽게 쓴 책들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동네 서점에서 제가 찾던 책을 찾게 되었습니다. 제목에 기후변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본문에서는 기후변화 내용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나 제목에 <10대>라고 밝혔듯이 10대를 독자로 타케팅을 한 만큼 쉽게 읽히는 문체로 환경과 생태의 전반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생물다양성, 탄소발자국, 미세 플라스틱, 전자 쓰레기, 폐기물, 화학물질, 동물복지에 이르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생활 속에서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도 10대의 눈높이에 맞추어 제시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학교에서 환경생태학과 기후변화, 그리고 자원경제학을 배웠던 저도 잘 알지 못했던 개념들도 공부하는 계기였습니다. 많이 배운 것과 그걸 잘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고 하던데요. 세상엔 참으로 능력자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걸 반영하듯 이 책은 환경부 <2020년 우수환경도서>로도 선정되었습니다.
이 책은 10대를 대상으로 기후변화 뿐 아니라 환경, 그리고 생태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10대 뿐 아니라, 10대의 자녀를 둔 부모님께도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드립니다.
17p
숲은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는 집이기도 해.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유인원 중 하나인 오랑우탄이 많이 살고 있었어. 오랑우탄이라는 이름은 말레이어 ‘oran hutan’에서 유래했는데 ‘숲에 사는 사람’을 뜻해.
19p
30년쯤 지나고 나니깐 강산은 푸르게 변했단다. 왜 산이 푸르다고 하지 않고 강산이 푸르다고 했을까? 산과 강은 아주 가깝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야. 숲이 울창해야 강물이 마르지 않거든.
23p
즐거운 불편이라는 말이 있어. 내가 조금 불편을 감수해서 세상이 좀 더 살 만한 곳이 된다면, 생태계가 덜 위협을 받는다면, 나무 한 그루가 온전히 생을 마칠 때까지 살 수 있다면, 그래서 숲에 살고 있는 생명들도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면...., 이런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즐겁지 않니? 불편은 불편이지만, 즐거운 불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34p
바나나는 한 해 수확을 하고 나면 줄기를 잘라 버려, 바나나는 나무가 아니라 여러해살이풀인 건 알고 있지? … 이렇게 해마다 새로운 싹이 올라와 열매를 맺는데, 새로운 유전자가 조합되는 게 아니라 같은 유전자가 그대로 이어지는 셈이지. 복제품인 거야. 유전적으로 완전히 같으니 하나의 질병에 똑같이 취약한 거고.
53p
어떤 작물을 오랫동안 한 지역에서 꾸준히 생산하려면 작물의 특성이 지역 환경과 잘 맞아야겠지. 그러면서도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잘 자랑 때 “지속가능하다”라고 해.
55p
탄소발자국 계산법에 따르며 생산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아보카도 100그램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대략 10.37그램이야. 바나나 100그램에서 배출하는 양(2.49그램)의 4배에 해당하는 양이지.
59p
아보카도를 재배하는 데 물이 상당히 많이 필요한데, 농장 0.01제곱킬로미터당 하루에 물이 10만 리터나 든대. 이는 지역민 1000여 명이 하루에 소비하는 양에 해당한다는구나.
65p
생태지수란 그 먹거리가 외국에서 오는지, 우리 땅에서 나는지, 우리 땅에서 난다면 제철에 나는지, 아니면 하우스 재배로 나는지 등을 조사해서 생태 환경적인 관점에서 품평하는 거야.
74~75p
1950년부터 2015년까지 65년 동안 약 83억 톤의 플라스틱을 새로 만들었을 정도야. … 지난 65년 동안 사용한 플라스틱 가운데 재활용한 플라스틱은 얼마나 될까? 2015년까지 전 세계에서 배출된 폐플라스틱은 약 63억 톤이야. 이 중 9퍼센트만이 재활용되었고 12퍼센트가 소각 처리되었으며, 79퍼센트는 그대로 버려졌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어.
89p
세상은 시민들의 지속적인 요구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 생각하는 만큼 살게 된다는 말이 있어. 생각하는 만큼 실천하게 되기 때문이겠지!
105~106p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연간 생산되는 휴대폰은 20억 대 가까이 된대. 우리나라에서 한 해 발생하는 폐휴대폰은 2009년 기준으로 대략 1400만 대인데 이 가운데 약 300만 대만 재활용을 위해 수거되고 1100만 대는 집 안 장롱이나 서랍에 갇혀 있거나 쓰레기로 배출되지.
106p
버리는 휴대폰 1톤에서 금을 200~400그램 추출할 수 있는데 금광석 1톤을 채굴해서 얻을 수 있는 금은 겨우 5그램 정도야. 휴대폰에서 금을 회수하는 게 금광에서 금을 채굴하는 것보다 최대 80배나 채산성이 높은 거지.
121p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 따르면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물이 약 7000리터가량, 티셔츠 1장을 만드는 데는 약 2700리터가 필요하대. …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 1명이 하루에 사용하는 수돗물 양은 평균 287리터래. … 4인 가족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1148리터나 되지. 4인 가족이 대략 6일 정도 쓰는 물을 청바지 한 벌 만드는 데 쓰는거야.
126p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의류 쓰레기는 2016년 기준으로 하루 165.8톤이야. 옷이 연간 6만 톤 이상 버려진다는 얘기지. 이런 옷들은 대부분 소각 처리해. 의류의 주요 소재는 석유 화학 제품인 폴리에스테르인데, 이를 생산하는 데 한해에만 약 110억 리터나 되는 석유가 들어가지. 그러니 옷을 태우거나 매립하면 이산화탄소와 메탄 같은 온실가스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입다 버리는 걸로 끝이 아니라 오염이 또다시 시작되는 거야.
147p
옥시벤존과 옥시녹세이트는 산호초가 허옇게 변해 사멸하는 백화현상을 일으킬 뿐 아니라 내분비계를 교란시키기도 해서 물고기와 일부 연체동물의 수컷이 암컷으로 변해.
159p
털은 모두 동물에게서 얻잖니. 이 말은 패딩은 크든 적든 동물의 고통을 전제로 한 옷이라는 뜻이야. … 발목까지 내려오는 롱패딩은 거위털로 충전재를 채울 경우 한 벌에 15~25마리 거위의 털이 들어간다는구나. 패딩이 아니라 몸 전체를 덮는 모피 코트를 만든다면 동물이 몇 마리 필요할까? 라쿤이라면 40마리, 여우라면 42마리, 밍크라면 60마리가 필요하다고 해. 고작 코트 한 벌을 만드는 데 말이야.
176p
RDS(Responsible Down Standard) 인증이라고 부르는데 살아 있는 조류의 털을 함부로 채취하지 않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했음을 확인하는 제도지.
183p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모두다 툰베리처럼 학교 밖으로 뛰쳐나갈 수는 없겠지. 그렇다면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보는 건 어떨까? 물건 하나하나마다 연결된 환경 문제를 보고,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는 것도 또 한명의 툰베리가 되는 길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