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아, 엄마도 마음껏 예쁠게.

by 자유로운 풀풀

"이것 봐, 휘리릭 잘 돌지!"

"응! 이번엔 내가 해볼게!"


보라색과 하얀색의 튜튜 발레복을 입고 사뿐히 도는 다섯 살 두 딸. 3월생 다섯 살이어서인지 이젠 제법 어린이다운 모습이다. 빳빳한 망사 레이스가 돋보이는 발레복을 입은 모습이 제법 어린이 발레리나답다. 기다랗게 풀어 내린 머리카락에 아이들의 고운 얼굴이 더 도드라지는 듯하다.


참 예쁜 아이들.

내 자식들이어서 예쁘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발레수업을 앞두고 한껏 들뜬 아이들이 내뿜는 기운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산뜻하다. 설렘 가득한 상기된 두 볼, 쭉쭉 뻗어 올리는 두 팔과 다리, 동작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화사한 튜튜 발레복.


어여쁨에 도취된 아이들의 충만한 자신감이 너무나 화사했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예쁨을 뽐내는 아이들. 서로의 모습에 감탄하고 칭찬을 주고받는 아이들.


내 딸들이지만 질투 나리만큼 예뻤다.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부러워서 좀 화가 났다. 하하.


난 저렇게 예쁨을 마음껏 표현해 본 적이 있었던가?

나의 자랑, 자신감을 온전히 수용받아 본 적이 있었던가?

내가 입고 싶은 옷, 하고 싶은 활동에 온전히 몰입하여 아름다움에 도취된 적이 있었던가?


떠오르는 기억들이 몇몇 있었지만, 100% 온전한 기쁨이라기엔 조금 모자랐다. 늘 부족했고, 늘 모자랐다. 남들(대부분은 엄마)이 예쁘다고 해도 내 마음에 들지는 않았고, 내 맘에 쏙 들어도 남의 마음(대부분은 엄마)에는 들지 않았다. 엄마와 나의 취향은 늘 어긋났고, 어느 한쪽(대게는 어린 내가)이 상대에게 맞춰야만 그럴듯한 기쁨으로 마무리됐다. 그랬기에 나에게 '꾸밈'은 '못하는 것,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각인되었으리라.


마음껏 예쁘다.


아이들을 뒷좌석에 태우고 발레수업을 하러 가는 내내 떠오른 생각이었다.


아이들은 정말 마음껏 예뻤다. 스스로의 어여쁨에 도취되었다. 다가오는 발레수업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둘만의 수다에 여념이 없었다.


너무나도 부러운 모습. 나도 그리되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하고 싶은 머리를 하고 마음껏 예뻐보고 싶었다. 아니 굳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나의 예쁨을 마음껏 만끽하고 싶었다. 객관적인 평가를 저리 밀어 두고, "참 곱다, 참 예쁘다, 마음에 꼭 든다."라며 날 사랑하고 싶어 졌다.


오늘, 거울 속의 나를 마주하며 이야기해주어야겠다.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날 바라보는 나에게 말해주어야겠다.


참 예쁘다. 참 예쁘다.


아이들의 마음껏 예쁨은 샤방한 발레복 때문이 아니었으니까.

자신의 모습과 행동을 마음껏 누리는 자신감때문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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