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말이니까' 자신의 욕구와 다르더라도 참고 그냥 움직이는 법이 잘 없다. (없다고 쓰고 싶지만, 아이들 입장에선 화나 보이는 엄마의 눈치를 보고 움직였을 순간들이 많을 테니.)
눈치껏 행동하려는 순간에도 꼭 그렇게 티를 낸다.
'엄마를 위해, 엄마가 피곤하니까 우리가 배려해야지.' 하는 뉘앙스가 팍팍 전해진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들을 하면서도, 자신의 욕구와 다르게 움직여야 할 때는 그렇게 싫은 티를 마구 낸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그냥 그냥 넘어가는데, 피로가 겹치는 순간에 아이들이 그런 행동을 보이면 머리에 핀이 나가는 기분이다.
"어디서 버릇없이! 당연히 해야지!"라는 군대식 표현이 앞니를 부딪히고 목구멍으로 들어간다.
요즘따라 "아니야."라는 말을 시원하게 내뱉어보고 싶었다.
아이들 입 밖에서 나오는 그 말을 나도 목이 터져라 외쳐보고 싶었다.
마침, 혼자 운전을 할 일이 생겼다.
운전대를 잡고 고함을 질렀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라고!"
속이 시원했다.
멈출 수가 없었다.
목이 쉬어라 외치니 눈물이 터졌다.
수십 년을 꾹꾹 눌러 담고 살아온 '착하고 야무진 딸'의 '아니야 song'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더 이상 내지르고 싶지 않은 순간까지 내뱉고 나니 멈춰졌다.
그리고 생각이 떠올랐다.
'아니야'를 허락하자.
가까운 누군가(남편, 아이)가 나의 의견에 반대를 할 때면 극도로 예민해졌다. '내가 얼마나 머리를 굴려서 낸 아이디어인데, 어떻게 싫다고 할 수가 있을까'를 생각하며 괘씸함에 치를 떨었다. 비이성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감정을 주체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았다. 사랑하는 이에게 거절받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