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못해주는 건 비극의 시작이다.
차라리 모르면 비극인 줄도 모를 텐데.
이유와 방법을 알면서도 해주지 못한 나를 마주하는 것은 고통스럽다.
모녀 사이 비극의 시작은
완벽하지 않은 엄마에게
보호와 안내가 필요한 아이가 태어났다는 사실이다.
완벽한 신이 아이를 기른다면 이런 슬픈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자기 몸뚱이 하나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해 버벅거리는 엄마에게 이토록 연약한 아이가 태어나다니.
엄마의 품에서 세상을 배워나갈 아이는 불완전한 엄마에게서 무엇을 배워갈까.
내 감정에 휩싸여서 아이를 협박하고 윽박지른 아침은 하루가 참 어렵다.
고함을 빽빽 질렀다면 시원하게 사과라도 하련만.
좋은 엄마인척 논리적으로 중무장한 채 아이를 눌러버린 날은 사과하기도 참 머쓱하다.
꼴에 입만 살아서는.
나에게 내뱉는 한 마디.
완벽할 수 없다.
완벽한 엄마가 어딨으랴.
결핍이 인간을 성장시키지.
이런저런 문장들을 떠올려본다.
하, 위로가 안된다.
쑥쑥 자라는 애들 발바닥 냄새나 맡아야겠다.
이 엄마가
아이의 발바닥 냄새를 맡고 기운을 차린 후
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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