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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운 풀풀 Apr 04. 2022

누구를 위한 서평인가

나는 네이버 도서 인플루언서다.

서평단으로 요청받는 경우도 있고, 서평단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한 달 책 구입비가 월급의 10%를 넘을 때도 있는 책 수집가다.

읽다 읽다 못 참아서 쓰고 쓰고 또 쓴다.

읽어서 쓰는 글이기에 책 리뷰라는 탈을 쓴 포스팅을 등록한다.

일주일에 한 번, 많으면 네 번도 포스팅을 등록한다.

읽고 있는 책을 모두 등록하지는 못하기에 남기는 책 보다 읽는 책이 더 많다.


이 정도라면, 책을 좀 좋아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1일 1권은 아니라도, 1주 2,3권을 되니까.

그것도 미취학 자녀 둘을 키우는 워킹맘이 이 정도라면.


그런 나는, 서평을 쓰는 게 가장 힘들다.

도무지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안다, 서평 가이드가 있다는 거.

서평 쓰기 모임도 있다는 거 안다.

어떤 서평을 출판사가 좋아하는지도 안다.

어떤 서평이 책을 선택하려는 독자에게 도움이 될지도 안다.


그런데,

그런 글이 도무지 써지지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서평 : 책의 내용과 특징을 소개하거나 책의 가치를 평가한 글.


서평의 사전적 의미이다.

서평은 책의 내용과 특징을 소개하고, 그 가치를 평가하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내가 쓰는 서평에도 책의 표지 및 목차 소개가 들어간다. ('간단 리뷰'는 아니지만, 그건 그냥 기록용이니 열외로 두자.)

읽은 책이 누구에게 도움이 될만한지 별점평과 한줄평도 남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나의 리뷰도 그럴듯한 서평일 수 있다.


그런데, 좀 더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객관적인 평가들보다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들이 더 많다.

책에서 인용한 문장은 다섯 개인데 나의 생각은 오십 개다.

출판사나 책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고자 하는 독자들의 입장에선,

책 사볼까 싶어서 들어왔다가, 또 다른 독자의 사견만 주르륵 접한 느낌이랄까.


스타일을 좀 바꿔볼까도 고민해봤다.

조금은 더 출판사 입장을 고려한, 책을 선택하려는 독자의 입장을 고려한 방법으로.


그런 글쓰기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개인적인 생각들을 더욱 걸러내고 걸러내어 써야 한다.

책을 읽은 후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로 남기는 이유는 '순전히 나를 위한 것'인데 주객이 전도되어 버렸다고나 할까.


내 돈 내산 책이라면 죄책감이 덜하다.

내 돈 주고 내가 사서 읽고 내 맘대로 쓴다는데 누가 뭐랄 것인가.


서평단으로 읽게 되는 책이라면 조금은 더 각이 잡히고, 고려할 것들을 집어넣게 된다.

솔직하게 작성하지만, 객관성을 부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본다.




휴,

지금 막, 서평단으로 받은 책 세 권의 서평 포스팅을 모두 마쳤다.

정말 읽고 싶은 책들이었고, 서평단에 당첨되어 너무나도 기뻤던 책들이다.

읽을 때는 너무 좋았는데, 글을 쓰자니 다시 버벅거렸다.

철저히 나만을 위한 글쓰기에 집중하는 내가 타인을 고려한 글쓰기를 하자니 버퍼링이 심했다.

 

'누구를 위한 서평인가.'

포스팅을 할 때마다, 브런치에 인문학 리뷰를 남길 때마다 고민한다.

생각만 하다가 쓰던 대로 쓰고 말지만. 


쿨럭.




덧. 책은 사랑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미 괜찮은 엄마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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